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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대사는 이날 오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구테흐스 총장을 접견하고 한국 대통령으로부터 위임받은 신임장을 전달했다. 신임장 제출은 각국 대사가 국제사회에서 ‘공식 대표’로 인정받는 절차다. 이 과정을 거쳐야 대사는 각종 회의에 참석하고 협상을 주도하는 등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한국은 9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의장국을 맡고 있어, 차 대사는 곧 의장 자격으로 공식 회의와 비공개 토의를 주재하며 외교 무대에 데뷔하게 된다.
이번 부임은 세계 정상들이 모여 국제 현안을 논의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9월 23~29일)를 불과 며칠 앞두고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기조연설에 나서고, 24일에는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인공지능(AI)과 국제평화 및 안보’를 주제로 공개 토의를 주재한다.
그러나 외교 경험이 전무한 인사의 발탁을 둘러싼 우려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유엔대사가 다자외교의 최전선에서 한국을 대표해야 하는 만큼, 복잡한 국제 안보 현안과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힌 협상에서 전문성과 노련함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한국은 연말까지 안보리 이사국으로 활동하며 국제 평화와 안보에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상황이다.
차 대사는 사법시험 28회(연수원 18기)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과 동기다. 연수원 시절 함께 학회 활동을 했으며, 2020년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서 변호인단으로 참여해 무죄 취지의 파기환송 판결을 끌어낸 경력이 있다. 이 때문에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1963년생인 차 대사는 전남 순천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아메리칸대 대학원에서 법학석사(LLM)를 취득했다. 국제중재와 금융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다는 평가가 있으나, 실제 외교 현장에서의 경험은 부족하다.
이에 대해 외교부는 “차 대사는 국제중재와 국제금융 등 국제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고, 중재·협상 경험이 많은 법조인”이라며 “고도의 국제법 지식과 노련한 협상력이 요구되는 무대에서 충분히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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