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비주류 장르로 꼽혔던 ‘괴수 영화’를 하나의 예술적 장르로 끌어올린 멕시코의 할리우드 거장 감독 기예르모 델 토로가 신작 ‘프랑켄슈타인’을 들고 부산을 찾았다. 부산에서도 ‘괴수 영화’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낸 그는 언젠가 한국 괴수를 다루고 싶다는 소망도 전했다.
9월 19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비프힐에서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초청작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프랑켄슈타인’ 기자회견이 열렸다.
‘프랑켄슈타인’은 메리 셸리의 동명의 고전 SF 소설을 각색한 작품으로, 천재적이지만 이기적인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극악무도한 실험을 통해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미믹’, ‘판의 미로-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등 매 작품마다 독창적인 연출과 시각적 충격을 선사해 온 세계적인 거장 기예르모 델토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스카 아이작과 제이콥 엘로디가 주연했다.
앞선 작품부터 ‘프랑켄슈타인’까지 크리처(괴수, 괴물) 등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난 괴물에게 매력을 많이 느낀다. 시각적인 스토리텔링에 있어 괴물이 굉장히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델 토로 감독은 크리처는 “그 자체로 좋은 상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사회적, 정치적, 종교적인 의미를 모두 담을 수 있다. 난 괴물을 통해 우화나 동화처럼 관객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그런 괴물들을 자신의 손으로 “숨 쉴 수 있게” 만들면서 “색감, 형태, 질감까지 세심하게 고민”한다는 그는 ‘비주얼’에 대해 강조하면서 “내 영화 속에 등장하는 디자인은 모두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존재한다. 단순히 ‘눈요기’를 위한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눈 영양분’을 주고 싶다. 코스튬, 세트 같은 모든 시각적 요소들이 스토리와 분리된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완성하기 위한 핵심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괴수’를 다룰 생가기 없냐는 질문에 ‘한국 괴수 백과’라는 괴수 관련 책을 흔들어 보이며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다만, 제가 확신을 가질 수 있는 이야기여야 한다. 메리 셸리의 작품을 깊이 이해했기 때문에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었고, 앞서 만든 ‘피노키오’도 마찬가지였다. 전 제가 정말 잘 알고, 확신할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 때만 영화를 만듭다”고 설명했다.
이날 델 토로 감독은 박찬욱,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한국의 대표 영화 감독과 한국 영화에 대해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영화를 만들 때는 문화의 프리즘을 통해 이야기를 다룬다. 박찬욱 감독의 작품을 보면 혼돈과 부조리, 시적 감수성과 추악함까지 모든 요소를 한 편의 영화에 잘 녹여낸다”라며, 이어 “저는 제 영화를 만들 때는 제 자신을 이야기한다. 멕시코인으로서의 저의 정체성을 드러낸다. 반면 박찬욱 감독의 영화는 아름답고 존재론적인, 낭만적인 세계를 그려낸다. 이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은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그의 영화에는 영혼이 살아 있고,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유니크함이 존재한다”고도 격찬했다.
마지막으로 “한국 영화를 보면 볼수록 정말 순수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한 그는 “한국 감독들은 문화를 바라보는 시선부터 장르를 다루는 방식까지 외국의 영화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악마를 보았다’, ‘부산행’ 같은 작품들, 그리고 박찬욱,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을 볼 때마다 저는 그 안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힘을 느낀다”고 힘줘 말하기도 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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