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우러 가는 길'은 담임선생님과 비밀 연애, 그리고 임신. 잠적해버린 선생님을 되찾기 위해 임신중단을 결심한 여고생 윤지와 모아둔 돈이 사라진 걸 알고 윤지의 뒤를 쫓는 룸메이트 경선의 이야기다.
심수빈은 비밀을 간직한 여고생 '윤지'를 맡아 잠적한 담임 종성이 돌아올거라 굳게 믿는 여고생을 연기했다.
첫 장편 영화로 부산국제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한 소감으로 심수빈은 "얼떨떨하다.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재미있게 즐길수 있을거 같다."고 밝혔다.
자신이 연기한 영화가 대형 스크린에서 틀어진다는 게 무섭고 부끄럽다는 심수빈은 "제가 제 연기를 보니 아쉬운 점도 있고 잘못 연기한 부분도 많더라. 사실 촬영이 끝나기 3일 전부터 무서웠다. 실패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했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보여질지 몰라서 마치 처형식을 기다리는 느낌이더라. 기술시사로 영화를 봤더니 두려워했던 것 보다는 영화가 재미있고 나쁘지 않았다. 그래서 첫 시사 후에 집에가서 오답노트를 적었다. 이런건 이렇게 보이고 이런건 하면 안되겠다는 것들을 적었다."며 얼마나 작품을 위해 준비하고 노력했는지를 이야기했다.
심수빈이 첫 주연작으로 부산국제영화제의 첫 경쟁부문에 진출하게 된 영화 '지우러 가는 길'은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그는 조심스럽게 "제가 느낀 장점은 이지원 배우도 캐릭터의 싱크로가 놓고 제가 연기한 캐릭터도 싱크로가 좋아 보였다. 인물들의 관계도 귀엽더라. 찍을때는 잘 몰랐는데 인물들의 마음이 잘 느껴지며 깊이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러면서도 웃기고 귀여운 장면들이 있는게 작정하고 슬프게 만드는 영화보다 더 마음을 녹여주는 것이 독보적인 매력이라 선정된 것 같다"며 자신이 생각한 영화의 매력 포인트를 꼽았다.
심수빈은 이 작품에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회사 이사님의 추천으로 대본을 받았는데,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구석에서 그림 그리고 조용했던 제 모습이 윤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오디션에서 자신감 있게 어필했다"고 했다. 그는 감독과의 작업 과정에 대해서도 "감독님이 굉장히 깔끔하고 단호한 분이셨다. 주제와 캐릭터의 관계에 대해 분명한 이야기를 해주셨고, 이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확실하다는 걸 느꼈다. 믿음이 가는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10대 임신, 불법 낙태, 원조교제 등 민감한 소재를 다룬다. 심수빈은 "처음엔 소재가 낯설고 무겁게 느껴졌다. 하지만 윤지의 마음에 집중하려 했다. 궁지에 몰리면 잘못된 선택을 하기도 하고, 더 나은 길을 위해 결정을 번복하기도 한다. 그것이 삶의 열정이라고 느꼈다. 윤지의 마지막 선택은 완벽하진 않지만, 자신을 책임지려는 용기라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서 공감이 됐다"고 밝혔다.
윤지의 룸메이트 경선을 연기한 이지원 배우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어릴 때부터 지원 배우 연기를 봐서 긴장했는데, 현장에서는 너무 따뜻하게 다가와줬다. 특히 마지막에 학교 뒷산을 내려가는 장면에서 손을 내밀어주는 모습이 경선과 윤지의 관계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전했다.
작품에는 의외로 유머러스한 장면도 등장한다. 그는 "장례식장에서 절을 도미노처럼 하는 장면은 감독님의 디렉션이었다. 배우들이 실제로 많이 울어서 당황했는데, 그런 순간들을 유머로 담아낸 게 더 큰 감동을 만든 것 같다"고 회상했다. 또 미혼모 쉼터에서 그림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목사가 애드리브를 던지자 "순간 고장 난 리액션이 오히려 재미있다고 감독님이 그대로 살리셨다"며 웃었다.
첫 주연작을 마친 심수빈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이 경험 덕분에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감독님께 '제일 못하는 심수빈과 함께해 죄송하다'고 했더니 '앞으로 나한테 잘해라'고 하시더라. 감사한 마음으로 더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연기를 계속하고 싶은 이유에 대해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랑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탐구하고 싶다. 그런 감정을 관객에게 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롤모델로는 배우 전도연, 일본 배우 미야자키 아오이를 꼽았다. "두 분처럼 깊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삶의 태도에서는 외할머니를 닮고 싶다. 세상에 대한 사랑과 긍정적인 태도를 본받고 싶다"고 덧붙였다.
iMBC연예 김경희 | 사진출처 눈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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