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빌팽, 강명희·자오우키·마리 드 빌팽 그룹전 ‘Across Wind and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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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 빌팽, 강명희·자오우키·마리 드 빌팽 그룹전 ‘Across Wind and Time’

문화매거진 2025-09-18 11:50:16 신고

▲ MYONGHI KANG, 산방산 Mont Sanbang, 2024, oil on canvas, 170x180cm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 MYONGHI KANG, 산방산 Mont Sanbang, 2024, oil on canvas, 170x180cm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갤러리 빌팽(Villepin)이 그룹전 ‘Across Wind and Time’을 오는 10월 1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이유진갤러리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지난해 ‘강명희: 시간의 색’(2023)에 이어 국내에서 선보이는 두 번째 전시로, 프리즈 서울 기간과 맞물려 열리며 아시아 컬렉터들과의 교류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갤러리 빌팽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작가와 컬렉터, 그리고 커뮤니티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특히 ‘어드바이저리(advisory)’ 부문을 통해 미술사학, 시장 전략, 자선활동, 인문학 발전을 아우르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운영하며, 작가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역할을 강조한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관계 중심의 예술’ 비전을 서울이라는 아시아 전략 거점에서 구현하는 자리다.

이번 전시에는 강명희, 자오우키(Zao Wou-Ki), 마리 드 빌팽(Marie de Villepin) 세 작가가 참여한다.

▲ MYONGHI KANG,여름 꽃 Fleurs d’été, 2024, oil on canvas, 80x65cm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 MYONGHI KANG,여름 꽃 Fleurs d’été, 2024, oil on canvas, 80x65cm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강명희(b. 1947)는 명상적 풍경화로 잘 알려진 한국 작가다. 서울대학교 회화과와 동대학원에서 수학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활동을 이어왔으며, 몽골 고비사막과 남미 파타고니아 등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얻은 영감을 대형 캔버스에 담아왔다. 그의 회화는 공허와 충만 사이에서 진동하는 자연의 형상을 수많은 색채와 붓터치로 표현한다. 시인이기도 한 그는 회화와 시를 결합해 세상을 형이상학적 상징으로 재해석한다. 1980년대 이후 파리 퐁피두센터, 서울 국립현대미술관, 베이징 고궁박물관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국제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했으며, 현재는 제주에서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 ZAO WOU-KI, Gaudigny (Avril 2007), 2007, Print, 112x161cm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 ZAO WOU-KI, Gaudigny (Avril 2007), 2007, Print, 112x161cm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자오우키(Zao Wou-Ki, 1920–2013)는 동서양 미술의 융합을 대표하는 중국 출신 추상화가다. 이름 ‘우키(Wou-Ki, 无极)’는 ‘무한’을 뜻하며, 그의 예술 세계를 상징한다. 1948년 파리로 이주한 그는 마티스와 피카소의 작업에 큰 영향을 받았으며, 서양 모더니즘과 중국 전통 미감을 결합해 독창적인 회화 언어를 구축했다. 유채, 수채, 판화, 잉크화 등 다양한 매체를 넘나들며 작업한 그는 동시대 중국 작가 가운데 가장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으며, 파리 시립현대미술관, 뉴욕 아시아 소사이어티 박물관 등 세계 주요 기관에서 작품이 소개됐다.

▲MARIE DE VILLEPIN, Eridanos, 160x140cm, 2025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MARIE DE VILLEPIN, Eridanos, 160x140cm, 2025 / 사진: 이유진갤러리 제공 


마리 드 빌팽(Marie de Villepin, b. 1986)은 미국 워싱턴 D.C. 출생으로 외교관 가정에서 성장하며 세계 여러 지역을 오갔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과 미술로 감정을 기록했고, 자오우키와의 교류 속에서 깊은 예술적 영향을 받았다. 윌렘 드 쿠닝, 사이 트웜블리, 조안 미첼 등 미국 전후 작가들에게서 영감을 얻어 색·소리·리듬의 교차를 탐구하며, 추상과 구상을 넘나드는 격정적인 회화를 선보인다. 2019년 파리에서 첫 개인전 ‘New Creatures’를 개최한 이후 홍콩, 베이징, 프랑스 아비뇽 등지에서 전시를 이어왔으며, 2022년 앙투안 마랭 회화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Across Wind and Time’은 강명희의 명상적 풍경화, 자오우키의 대담한 추상화와 서정적 수채화, 마리 드 빌팽의 격정적인 회화를 통해 세대와 문화를 아우르는 미술의 흐름을 조명한다. 서로 다른 예술 언어를 지닌 세 작가는 모두 빌팽과 긴밀한 인연을 공유하며, 이번 전시는 그들의 유산을 기념하고 갤러리 빌팽이 강조해온 ‘예술을 통한 관계 맺기’의 궤적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이유진갤러리는 한 컬렉터의 주택을 개조한 공간으로, 정원과 자연광, 건축이 어우러져 친밀하면서도 다층적인 분위기를 제공한다. 관람객은 작품을 단순히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삶 속에서 함께하는 존재로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걸작을 선보이는 자리를 넘어, 아시아 컬렉터들과의 지속 가능한 관계를 다지고, 예술이 지닌 존엄성과 상상력, 그리고 세대를 잇는 힘을 재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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