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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붓과 물감만으로는 부족했나 보다. 파도가 밀려들며 건드린 감정이 말이다. 작가 작업에 ‘자개’가 등장한 건 그때부터다. “매 순간 바다를 볼 때 느낀 감정을 모아 나만의 시각언어로 재구성했다”는데.
그럼에도 바다란 자연물이 누군가의 소유가 될 수 없다는 건 인정하려 했던 건가. 바라보는 이의 움직임, 공간의 조명에 따라 빛을 달리하는 자개로 그 순간을 함께하자니 말이다. ‘오묘한 흐름’ 정도로 번역할 수 있는 연작 중 한 점인 ‘에테리얼 드리프트(Ethereal Drift) 253006’(2025)은 자개를 활용한 작가 작업의 한 ‘가지’다. 자개뿐만 아니라 모래·물감 등을 어울린 구성이 특징이다.
화면 전체를 자개로만 짜낸 ‘무지개빛 고요함’(Iridescent Serenity)이 또 다른 ‘가지’다. 부서지는 하얀 파도에 햇빛이 쏘는 색 변화를 끌어내려 했단다. 물론 자개 조각을 한 땀 한 땀 붙여내며 바다에 경의를 표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다.
9월 30일까지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85길 메타갤러리 라루나서 여는 개인전 ‘에테리얼 드리프트’에서 볼 수 있다. 리넨에 자개·모래·아크릴물감. 90×56㎝. 메타갤러리 라루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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