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장기화에 매출채권 구조화 상품 투자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상품을 판매한 증권사 앞으로 모였다. 투자자들은 과거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때처럼 상품 판매 증권사가 투자금 일부를 선·가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매출채권 유동화 전자단기사채(ABSTB) 투자자들이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하나증권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홈플러스 물품구매전단채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홈플러스 유동화전단채 피새자들은 홈플러스의 고의와 기망에 따라 발생한 사태였음에도 아직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에 답답할 따름"이라며 "증권사에서는 전단채 발행과 판매 과정의 투자 위험에 대한 충분한 상품 심사 및 준법 감시, 내부통제, 설명의무, 위험 고지 등 충분한 의무를 다하지 못해 피해자가 발생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증권사는 전사적인 불완전판매에 대한 책임과 피해 회복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는 "지난 5월 신영증권, 하나증권과 간담회를 개최했으며 유동성 위기 회복을 위해 선·가지급금을 요청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도 밝혔다.
이들이 모인 하나증권은 ABSTB의 최대 판매처다. 신영증권이 홈플러스 물품 구매 카드사로부터 인수한 카드매입채권을 기초자산으로 ABSTB를 발행, 하나증권 등 증권사들이 이를 인수해 개인에게 판매했다. 카드대금채권을 기초로 발행된 ABSTB 규모는 약 4000억원에 달하며 증권사를 통해 개인에게 판매된 규모도 3000억원 가량이다.
ABSTB의 기초자산은 홈플러스가 물품을 구매할 때 신용카드, 즉 외상으로 결제한 카드 이용대금 채권인데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에 들어가 카드대금을 갚지 못하게 되면서 투자자들이 손실을 지게 됐다.
그간 투자자들은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 계획을 숨긴 채 매출채권을 찍어낸 것으로 보고 상품 자체에 사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판매 증권사를 압박하기보단 홈플러스와 MBK를 상대로 피해 원복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길어지는 수사 등 사태 해결이 지연되자 투자자들은 이날 하나증권 앞 집회를 시작으로 증권사에 원금 선지급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과거 옵티머스, 디스커버리, 독일 헤리티지 등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때도 금감원의 규정 해석에 따라 금융사들이 투자금 일부 또는 전액을 선지급한 사례가 있다.
선지급·가지급은 환매 지연 등으로 큰 돈이 묶인 고객들에게 상품 판매 금융사가 우선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 절차를 거치거나 불완전판매 등 위법 사항을 따지기 전에 고객들과 사적화해를 맺는 방식이다. 추후 환매 중단 펀드의 최종 회수액이나 최종 보상액이 결정되면 차액을 정산하게 된다.
비대위는 "금감원 답변에 따라 각 증권사에 선가지급금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감원은 지난 3월 증권사를 통해 개인에게 판매된 홈플러스 어음·채권 판매 현황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다만 지금은 홈플러스·MBK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 관련 수사가 이뤄지고 있어 이 부분에서 방향성이 잡힌 뒤에야 본격적으로 증권사들의 판매 과정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홈플러스와 MBK는 신용등급 강등과 회생 절차 계획을 예견하고도 기업어음(CP) 등을 발행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 사실을 몰랐기에 판매 과정에서 기업 부실 가능성을 고지하기 어려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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