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한 알 먹을래? 라고 한번 물어본 적도 없으면서 왜 한 알의 사과, 같은 표현엔 아무 의심도 없는지” “퍼주는 사람이 바보지, 라고 쉽게 말하는 사람 중에 줘본 사람 못 봤다고 말하면 대부분 끄덕이면서 잠시 말을 잃는다” “인간에게 관심이 없다고 말하다 그만둔다 그렇게 비인간적인데 어떻게 글을 쓰냐고,”(「어디로 갔을까」) 화자의 자기반성과 성찰은 뭇 독자들을 따끔거리게 한다. 얼른 상처를 매만져주는, 독자 편이 되어주는 언어들. “아무도 모르게 가끔 뒤돌아보면서/이제는 돌아볼 힘도 용기도 없는 목을/닿지도 않는 손으로 주물러보면서”(「괜찮지 않아도 괜찮아」) 위로하는 언어들에서 다시 “기지”를 찾는다. 화자의 독백을 “엿듣는 타자”가 됨으로써 가능해지는 일. “다음 발걸음 또한 꾸준히 준비하고 있으며 쓰고, 밀고 나아갈 생각”이라는 시인의 말이 반갑다.
■ 산 위의 미술관
류성훈 지음 | 문학동네 펴냄 | 132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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