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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광범 기자] 대법원을 비롯해 법조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특별재판부(내란특판)에 대해 ‘사법 독립’ 침해를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 법원 내에서 소장파 판사로 사법개혁을 외쳤던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사회수석부의장이 14일 내란특판을 적극 옹호했다.
최 부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정책위 기자간담회에서 내란특판 위헌 논란을 적극적으로 방어했다. 현재 다수의 내란특판법이 발의돼 있는 가운데, 박찬대 전 원내대표가 발의한 내란특별법이 주로 논의가 되는 상황이다
해당 법안은 내란 사건과 관련해 영장전담 및 1~2심을 각각 현직 법관들로 구성된 특별재판부로 구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별재판부 법관 추천은 △국회 △대한변호사협회 △법원 판사회의가 각각 추천한 3인으로 구성된 특판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후보자를 추천하도록 하고 있고, 최종 인사는 대법원장이 하도록 했다.
우리 헌법은 제103조에서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고 ‘법관 독립’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내란특판은 재판부 인선에서 정치권은 물론 재판의 당사자일 수도 있는 재야 법조계가 관여한다는 점에서 법관 독립을 정면으로 위배한다는 지적이 법조계에서 나오고 있다.
◇법관 시절 대법원장·헌재소장 임명에도 “제왕적 대통령 의중 문제”
하지만 최 부의장은 이 같은 특판 인선 절차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판사 중에 일부는 이른바 제척사유가 있으면 제척 돼야 하고, 피인이나 검찰 측에서 기피신청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추천) 숫자를 열어놓은다면 기존에 있는 형사합의 재판부에 어디 배당되는가와 크게 형식상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도 서울중앙지법 형사단독 재판부에 배당이 된 중요사건을 법원에서 다시 재정합의부를 따로 만들어서 사건을 보낸 적도 있다”며 “과거엔 서울형사지법에 발령 낼 당시 판사를 선별해 법원에 보낸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모습은 판사 시절 그가 강조했던 가치와는 정반대다. 최 부의장은 판사 시절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사법부 독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던 인물이다. 그는 대통령이 별다른 절차 없이 인선을 하게 되는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에 대해서도 “제왕적 대통령 1인의 의중에 달려 있어, 특정 정치세력이나 비선을 통해 내정할 가능성도 상당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사법부를 향해 내란특판을 피하기 위해선 법원 자체적으로 서울중앙지법 내에 내란전담재판부를 구성해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가 심리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사건을 재배당하라고 요구했다. 윤 전 대통령 구속취소를 결정했던 해당 재판부의 교체를 요구한 것이다.
법조계에선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정치권력의 요구에 따라 사법부가 자체적으로 재판부를 교체할 경우 최악의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지적이다. 더욱이 해당 재판부가 올해 12월 윤 전 대통령 사건 심리 종결을 예고한 상황에서, 재판부가 변경될 경우 기록검토와 공판 갱신 절차 등으로 1심 판결이 더욱더 늦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배석보다 유능한 부장판사가 더 빠른 재판 가능”주장도
최 부의장은 이와 관련해 “담당 재판부는 부장판사 한 명에, 경력이 그렇게 길지 않은 판사 두 분이 같이 재판을 하고 있다”며 법조경력 9년 차인 두 배석판사의 경력을 문제 삼는 듯한 발언을 했다.
그는 “만일 특별재판부에 재판 경력이 대등하고 형사재판에 특히 유능한 분으로 잘 추천이 되면 아마 (재판) 속도가 훨씬 빠르면서도 깊이 있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법률 안에) 공판 갱신에 관해 간이 하면서도 피고인 이익을 보호할 만한 절차들을 규정하면 (재판) 속도에는 큰 지정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부의장은 재판 속도를 높이기 위해 속기사 등을 포함한 재판을 지원하는 일반 직원의 특별 업무 절차를 명시할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특별한 절차를 통해서 (법원 직원 업무분장을) 지금보다 훨씬 더 보강이 된다면 (재판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장판사 출신인 최 부의장은 양승태 대법원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당시, 가장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소장 개혁파 판사 중 한 명이었다. 상고법원 설치를 위한 양승태 대법원의 무리한 정치권 로비가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당시 소장파 판사들은 ‘사법부의 정치적 독립’에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개혁 성향 판사들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인 최 부의장은 법원 내 개혁을 위한 설립된 전국법관대표회의의 초대 의장을 맡았다. 그는 김명수 대법원 체제이던 2020년 1월 판사를 그만두고, 2월 민주당에 입당해 3월 민주당의 서울 내 대표적 텃밭인 서울 금천구에 전략공천됐다. 그는 21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후, 지난해 22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과거 최 부의장과 함께 법원 내 소장파로 활동했던 판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데일리와 만나 “정치권에 들어가 사법 개혁을 완성하겠다고 하던 최기상 의원에게 정말 내란특판이 ‘사법개혁’의 일환인지 되묻고 싶다”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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