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재)한원미술관의 대표 연례전 ‘화가(畵歌): 그리기의 즐거움’이 올해 열여섯 번째를 맞아 김소정·노한솔 작가 초청전 ‘위플래쉬 Whiplash’를 오는 18일부터 11월 28일까지 개최한다.
한원미술관은 2010년부터 한국화의 변화와 성장을 이끌어갈 청년작가들을 꾸준히 조명하며 동시대 미술의 지형 속에서 한국화의 다양성과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왔다. 이를 통해 한국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실천적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김소정·노한솔 작가는 도시와 일상, 내면과 사회 등 폭넓은 주제를 전통의 뿌리 위에 현대적으로 변용한다. 정형화된 틀을 벗어나 과감하게 소재와 기법의 한계를 넘나들며, 개인적 경험과 기억은 물론 인터넷·SNS 등에서 수집한 이미지 아카이브를 작업의 원천으로 삼는다. 두 작가는 일상 속 낯설고 생경한 순간들을 예리하게 포착해 발견한 감정을 작품의 동력으로 삼는다.
제목 ‘위플래쉬 Whiplash’는 ‘채찍질’이라는 직역을 넘어 ‘갑작스러운 변화’와 ‘충격’을 상징한다. 단순한 물리적 충격이 아니라, 예상치 못한 사건이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급작스러운 변화와 후유증을 은유한다. 의학적으로는 교통사고로 인한 경부 손상을 뜻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가 겪는 급격한 변화를 상징하며, 익숙한 시선과 인식에 강렬한 자극을 던지는 개념으로 확장된다.
김소정 작가는 사회적 사건이나 일상 속 비틀린 장면에서 비롯된 충격을 전통 기록화 형식으로 담아내며 사라져가는 순간을 기록한다. 반면 노한솔 작가는 인간의 시각적 관습이 개인적 경험으로 인해 흔들리고 뒤틀리는 양상을 탐구한다. 특히 이미지와 텍스트의 병치를 통해 익숙한 사물의 이면에 숨어 있던 낯선 면모를 드러내며 관객의 고정된 인식을 흔든다.
두 작가는 드로잉, 설치, 텍스트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예상치 못한 변화’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파장을 입체적으로 풀어낸다. 이번 전시는 충격을 ‘기록’하고 ‘인지’하는 두 작가의 시선이 교차하며, 공동체 내부의 긴장과 충돌을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이를 통해 관객은 작품과의 내밀한 감응 속에서 자기 성찰과 타인과의 공명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예측 불가능한 충격(Whiplash) 속에서도 우리 내면의 빛(We flash)이 발현되는 순간을 함께 나누는 자리가 될 것이다.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일·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한다. 자세한 내용은 한원미술관 홈페이지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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