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 명문장] “망가지고 짓이겨져도 기쁘게, 기쁘게” 걷는 시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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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명문장] “망가지고 짓이겨져도 기쁘게, 기쁘게” 걷는 시인이 있다

독서신문 2025-09-12 11:46:40 신고

가벼운 농담을 던지는 사람이고 싶어

비가 오는 날에는 장구를 치고 해가 쨍쨍한 날에는 짜장면을 시켜 먹었지 나를 떠난 사람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_「수목」 중에서

 

전쟁과 전쟁이 끝나고 난 뒤 언제가 가장 끔찍할 거 같아

라는 노르웨이에 가고 싶대 거기에 자신을 묻을 거라고 했어 나는 Green Day의 「Holiday」를 들으면서 반역자! 반역자! 죽어버린 사람들의 피가 흘렀어 아 곧 종말이구나 그래서 라는 노르웨이에 가고 싶구나

_「시드볼트」 중에서

 

한줄의 일기도 메모도 없이 얼음은 녹았고 다시 얼음이 되지 않았다

거위가 오리가 되는 다음의 생으로 넘어갈 테니 원하는 것 하나를 챙겨 라는 오래전 주운 물고기를 주머니에 넣는다

더 넓고 깊은 집을 가져야지 한방울씩 녹아 물고기에게 강을 줘야지 물고기는 헤엄을 치고 라는 물 위를 걸어야지

_「최신세」 중에서

 

유리는 눈을 속여 반짝이거나 반짝이지 않거나
통과하거나 결국 튕겨져 나가는 진실 혹은 사실 속에서
독수리는 죽은 것을 먹기 위해 배를 곯고 있다

자, 이제 무엇을 버려야 합니까

_「이전의 목록」 중에서

 

지금쯤
거북이에게는 물이 필요할 텐데

죽진 않았을 거예요
이런 말은 죽지도 않는다

_「거북이는 도착한다」 중에서

 

연기를 너무 많이 들이마셨다 산불을 끄려면 맞불을 놓아라 누구의 방화도 잘못 떨어진 불씨도 아니었는데 이해할 수 없지 살아 돌아온 사람에게 불의 행방을 묻는다는 게

_「불꽃놀이」 중에서

 

갈 때가 되어서야 피식 웃게 될지도 모를 일

그런 웃음으로 난 죄를 씻고
마지막으로 힘껏 일어나

_「올나이트 스탠드 쇼」 중에서

 

『첨벙 다음은 파도』
오산하 지음 | 창비 펴냄 | 176쪽 | 13,000원

[정리=이자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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