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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관세로 교역이 위축될 경우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은 각각 0.45%포인트, 0.6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품목별로는 대미 수출 비중이 크고 관세율이 높은 금속, 자동차, 기계 등의 업종에서 수출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관세정책은 무역 감소, 금융여건 악화, 투자·소비 위축 등 세 가지 경로를 통해 우리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특히, 경제 성장 측면에서는 세 가지 경로가 모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진단이다.
또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15%포인트, 내년에는 0.2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은은 이번 관세 충격이 물가를 끌어내리는 이유로 수요 위축과 원자재 가격 흐름을 꼽았다.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로 교역이 둔화되면서 한국 내 투자·소비 심리가 동시에 위축되고, 여기에 국제유가 하락이 겹치면서 수입 물가와 에너지 비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관세가 가져오는 공급망 교란과 환율 상승 요인은 충분히 상쇄돼, 결과적으로 국내 물가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금융경로에서도 미국 물가 상승에 따른 긴축 지속으로 글로벌 금융여건이 악화돼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0.09%포인트, 0.10%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봤다. 불확실성 경로는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며 올해와 내년 성장률을 각각 0.13%포인트, 0.16%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으로 관세 충격은 더욱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 관세 부담이 소비자에게 전가되며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고, 2분기부터 수입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 역시 철강, 자동차부품을 중심으로 대미 수출 부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올해 상반기까지는 미국 기업의 재고 축적과 이에 따른 여타 국가의 대미 선수출 효과, 기업의 관세부담 분담 등으로 관세정책의 영향이 제한적이었으나 앞으로는 그 영향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관세와 더불어 논의되고 있는 ‘대미 투자펀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아직은 세부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성이 크지만, 관세에 따른 현지투자 확대 흐름과 맞물려 국내산업의 공동화를 야기할 위험이 있다”며 “그 결과 고용이 위축되고 인재유출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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