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권선미 작가] 몇 년 전 코로나 시국에 읽었던 신문에서 요즘 MZ세대들이 명품 대신 작품(그림)을 소비하기 시작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지금이야 코로나로 인해 집안에 틀어 박혀있어야만 하는 시기가 지나서인지 그때만큼 미술시장이 ‘핫’하진 않지만, 그래도 여전히 그 취미를 이어가거나 그 기세를 이어받아 꾸준히 활동 중인 젊은 컬렉터들이 종종 보인다.
당시 그 기사를 읽었던 나는 명품은커녕 내가 그릴 캔버스 값만으로도 허덕이던 터라 도대체 어떤 젊은이들이 명품 대신 작품을 소비한다는 것인지 (분명 나와는 전혀 다른 삶을 사는 젊은이들일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전혀 와닿지도, 상상도 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손재주가 좋으니 밖에서 만나는 작품들에 대해 큰 흥미를 가지지 못했다. 특히나 평면 회화 같은 경우엔 지금도 수집에 대한 장벽이 꽤나 높은 편이다. (덕분에 아직 하나도 수집하지 못했기도 하지만, 마음에 드는 회화 작품들은 또 너무 크기도 하다.) 더군다나 현대미술 같은 경우는 아직 컬렉팅에 대한 흥미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그도 그럴 것이 마음에 드는 현대미술은 대부분 대형 설치작품인데다 내가 사용할 만한 곳도, 전시할 만한 곳도 없기 때문에 활용도도 크게 떨어지며, 보존도 용이하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멋진 설치작품들도 굳이 나 같은 컬렉터에게 팔려 오고 싶진 않을 것이 뻔하다.
완판을 기록한 그 작가님의 작품은 소품 형태로 꽤 작은 모양새였는데, 내가 지금 쓰고 있는 노트북 액정만 하거나 액정의 반 만 한 그림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휑하니 비어가는 벽들을 부럽게 바라보며 한편으로는 다른 작가님들과 ‘아, 여유만 있어도 한 개 사보는 건데...’라고 속삭였는데, 바로 그때 살걸! 물론 모두 다 하나씩 사 가니 ‘나도 저걸 사 가면 언젠가 돈이 되려나?!’하는 심정도 있었다만, 분명 그 작가님의 그림은 조그맣고 귀엽고, 감성적인, 컬렉팅을 시작하기에 편안하고도 무난한 게다가 가격도 합리적인 작품들이었다.
그 모든 감정을 모아 한마디로 말하자면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에 컬렉팅에 대해서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살고 있던 내가 10만 원대의 작품을 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 10만 원이면 옷을 위아래로 1벌은 사고, 마라탕을 7그릇은 먹을 수 있고, 아메리카노를 한 달은 넉넉히 먹을 수 있는 돈이었다. 그렇게 ‘가지고 싶다’는 마음을 돈이라는 무게로 꾸겨 넣고 있던 사이 그 작가님의 작품은 모두 팔려 벽이 텅 비었고, 그다음 날 또 새로운 작품들이 벽을 채우고 또다시 벽 텅 비었다.
그렇게 나는 가장 합리적이고, 제법 괜찮은 첫 구매가 될 수 있었던 첫 번째 컬렉팅의 기회를 날렸다. 시간이 흘러 나도 작가로서 그림을 몇 점 판매해 보고 나니 전시의 성향에 따라 어떤 그림이 팔리는지, 어떤 그림이 팔리지 않을지, 이번에 그리게 되는 그림은 어떤 구매자를 목표로 그려내야 하는지까지 고려를 해가며 그림을 그리곤 한다.
작가 생활을 처음 시작하면서는 고려하지 않던 사항들이다. 그저 ‘대단한 마스터피스를 만들어야 해. 그게 옳고 그게 전부야’라고만 생각해왔다. 이를 고려하다 보면 결국 나는 ‘컬렉터의 마음가짐’에 대해 공부를 해야만 한다.
아니 공부를 해야 한다기보다 나도 컬렉터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 그러면 컬렉터의 마음에 대해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작가로서의 이야기도 좋지만 최근 읽은 아트컬렉팅에 관한 책 ‘처음 만나는 아트컬렉팅’을 참조하여 작가의 입장에서 작품 판매와 작품 컬렉팅에 관련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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