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격 강도 따라 물가 영향 급증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지속성 평가와 비선형성 여부 판단’ 보고서에 따르면 기온이 1℃ 상승하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평균 0.055%포인트 오르며 이 효과는 24개월 이상 유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강수 충격도 유사했다. 일일 강수량이 10mm 늘어나면 물가가 평균 0.033%포인트 상승하며 최소 15개월간 영향을 줬다.
폭염과 폭우 충격이 극한 수준에 이를수록 물가 영향은 급증했다. 폭염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보면 ‘일반 고온 구간’(상위 5% 미만)에서는 1년 평균 0.043%포인트 수준이지만, ‘극한 고온 구간’(상위 5% 이상)에서는 0.11%포인트로 2.5배 이상 확대된다. 실제로 단위 고온충격에 일일 최고기온 상승폭을 곱한 총 물가상승 압력은 일반 고온에서는 0.03%포인트 수준이지만, 극한 고온에서는 0.56%포인트까지 급등했다.
강수 충격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확인됐다. 일반 강수 구간에서는 1년 평균 0.024%포인트의 물가 상승 효과가 나타났지만, 극한 강수 구간에서는 0.054%포인트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단위 강수충격에 일최다강수량 증가폭을 곱해 시산한 총 물가상승 압력은 일반 강수 구간에서는 0.0009%포인트에 그친 반면, 극한 강수 구간에서는 0.45%포인트까지 물가상승 압력이 증폭됐다.
연정인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과장은 “기상 충격이 극한 수준으로 올라갈수록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므로, 단순 선형 분석만으로는 실제 위험을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농·축·수산물, 서비스물가 영향 달라
미래에 기후대응 노력이 미흡한 고탄소 경로에서는 극한기상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이 2050년 이후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았다.
2100년경 연 최고기온이 평균 42.2℃까지 오른다는 전망 하에 고온 충격으로 인한 물가상승 압력은 2031~2050년 0.37~0.60%포인트에서 2051~2075년 중 0.60~0.90%포인트, 2076~2100년에는 0.85~1.04%포인트로 확대되며, 현재(2025~2030년 0.32~0.51%포인트)의 2배 이상에 달했다.
강수 충격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2100년경 일최다강수량이 평균 178.8mm까지 증가하면 물가상승 압력은 2031~2050년 0.34~0.58%포인트에서 2031~2050년 0.34~0.58%포인트, 2076~2100년 0.47~0.71%포인트로 확대돼 현재 대비 약 1.5배 증가할 전망이다.
세부 품목별로 보면 상품물가는 농·수산물을 중심으로 고온·강수 충격에 단기적 가격 급등 후 장기적으로 완화되는 패턴을 보였다. 농·축·수산물은 고온 충격 시 단기 0.13%포인트, 장기 0.096%포인트 상승했으며, 강수 충격은 초기 0.081%포인트 상승 후 0.096%포인트로 완화했다. 수산물은 고온에는 반응이 없지만, 강수 충격 시 3개월간 0.081%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서비스물가는 고온 충격에서 1년간 0.066%포인트 상승했으나, 강수 충격은 1년간 유의한 변화를 보이지 않다가 이후에 0.032%포인트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공공·개인 서비스 모두 고온 충격에서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강수 충격에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서비스의 경우 고온충격이 노동생산성 저하, 운영비 증가 등을 통해 생산비용 상승을 유발하는 반면, 강수충격은 서비스 수요감소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연 과장은 “농·축·수산업 등 기후 취약 부문의 생산성과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재난 대응 인프라와 보험·금융 안전망을 구축해야 한다”며 “중장기적 시계에서 실물·금융경제와 통화정책 운영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정책 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