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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등기 임원이라도 사용자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이 나왔다.
5일 중노위가 공개한 8월 주요 판정례를 보면, 중노위는 자동차 대여 및 부동산 임대 업체 등기 감사인 A씨가 지난해 11월 회사에서 부당하게 해고를 당했다며 낸 구제신청을 인정했다. 핵심 쟁점은 등기 감사인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A씨에 대한 해고 존재 여부 및 해고 정당성이었다.
회사는 A씨와 업무 위임계약을 맺었을 뿐 구체적인 지시·지휘는 없었다며, A씨를 근로자로 볼 수 없고 그렇기 때문에 부당해고 정당성을 다툴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노위는 A씨가 회사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일한 점, 업무수행상 포괄적 위임을 받아 그 권한을 행사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고,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았으며 감사로 등기된 전후 임금이나 업무 내용이 동일한 점, 기본급이 정해져 있고 근로소득세를 원천 징수한 점 등을 종합해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판단한 초심 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보통 회사 임원은 주요 업무에 대한 독립적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하고, 보수·법인카드 사용 및 출퇴근 등에서 일반 직원들과 다른 대우를 받는 점에서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는다. 그러나 임원에 해당하는 호칭을 사용해도 ‘실질적’으로 회사에 종속돼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게 이번 중노위 판정이다. 중노위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와 관련한 ‘실질’ 여부로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 판례(2004다29736)를 고려했다.
부당해고 정당성과 관련해선 회사는 임원인 A씨와 위임계약을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중노위는 이를 인정할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고 봤다. 오히려 회사가 출근한 A씨에 대해 업무방해를 했다며 경찰에 신고함으로써 A씨가 근무를 하지 못하게 됐으므로, 이는 회사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한 해고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상 해고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보해야 하지만 회사는 이러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중노위는 최종 결론내렸다. 중노위는 회사에 A씨의 복직과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고 구제명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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