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 칼럼] 작품을 ‘취급’하는 태도, 중심회복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유정 칼럼] 작품을 ‘취급’하는 태도, 중심회복

문화매거진 2025-08-31 10:29:45 신고

[문화매거진=유정 작가] ‘대한다’, ‘취급한다’. 두 단어는 같이 쓰이기도 하지만 어감이 꽤나 다르다. ‘대한다’는 예우가 포함된 반면 ‘취급한다’는 발이 채는 곳에 둔다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그리 보면 많이 다른 것 같다. 

이 두 단어를 언급한 이유는 작품과 더 나아가 ‘나의 중심회복’에 관해 말하고 싶어서다. 

1-1
갤러리를 다니다 보면, 또 운이 좋아 관장님과 긴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전시되어 있는 작품이 어떤 손길을 받고 있는지 적나라하게 보일 때가 많다. 즐겁든가, 아찔하든가 주로 둘 중 하나의 상태로 귀가하곤 한다.

1-2
지금보다 어수룩했던 때. 오래된 먼지가 수북한 다락 밑에 포장되지 않은 작품들이 캔버스, 종이 가릴 것 없이 겹쳐져 놓여 있던 모습을 처음 보았던 때. 그때 나는 종로에서 오래 숨 쉬어 왔다는 어느 갤러리에 있었다.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아트페어 참가를 영업하던 그곳은 꽤나 폭력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다. 몇 시간 같던 잠깐이 지나고, 작품 이전에 나라는 사람에게 건네진 의미는 하나였다. (전시할) 돈 있니?

1-3
여전히 잠에서 깨며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면. 내게 의도를 묻지 않고 작품의 방향을 바꿔 걸어놓은 갤러리가 있었다. 아트페어 당일 액자 뒷면에 고리를 새로 박아 가로를 세로로 만들어 놨던 그때. 당장에는 왜 저 모습이지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던 것이 사실 그것은 내가 원하던 모습이 아니었음을 왜 한참이 지나고 알았는가. 스스로가 바보 같아 시무룩했다. 

어찌 보면 그것은 관람자의 시선이거나 새로운 시선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었겠다. 그러나 굳이 그런 몇 발자국이 아닌, 반 발자국만 물러나 생각해 본다면. 

‘어느 쪽이 작가의 의도에 가까웠는가?’라는 질문이 기준점으로 진행되길 바랐다. 그래야 한 명 한 명의 작가가 뻗치고자 하는 영향력이 변색되지 않고 실현될 것이 아닌가.

▲ 이 밀집, 이 구성, 이 방향이 맞았을까. 앞으로도 언제든 유정과 유정의 작품은 '욱여넣어진' 모양새에 놓일 수 있다. 그때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상상하고 연습하곤 한다 / 사진: 유정 제공
▲ 이 밀집, 이 구성, 이 방향이 맞았을까. 앞으로도 언제든 유정과 유정의 작품은 '욱여넣어진' 모양새에 놓일 수 있다. 그때 나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상상하고 연습하곤 한다 / 사진: 유정 제공


그런 상황들을 순회하는 것은 결국 기껍다. 왼쪽을 알아야 오른쪽이 뭔지 알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 아닌가. 그것을 기반으로 작업에 대해, 작품에 대해, 그것을 행하는 나에 대해 생각하다 보면 같은 지점으로 되돌아온다. 

“나의 중심은 무엇인가?”
중심에 대해 또, 생각하다보면 자연히 떠올린다. 
“언제 기뻐했고 언제 상처받았는가?”

앞서 나열했던 부정적인 시선은 단연 작품과 작가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나로서 가져야 할 중심’에 대한 이야기이며, ‘무엇을 불편히 여기고 무엇에 상처를 받는가’를 통해 ‘나의 중심회복’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내가 무엇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 때, 그것을 회피하지 않았을 때, 작가는 작품을 피우고 사람들은 자신의 뜻을 피울 것이라 생각한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