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에 베팅?···공매도 잔고 10조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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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하락’에 베팅?···공매도 잔고 10조 돌파

직썰 2025-08-29 08: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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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2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직썰 / 최소라 기자] 코스피가 박스권에 머무는 사이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가 10조원을 넘어섰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반등세를 보이던 증시가 다시 상승 모멘텀을 잃으며 우려가 커졌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2일 기준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10조4142억원으로, 지난 3월 말 공매도 전면 재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10조원을 돌파한 뒤 줄곧 1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코스피 시가총액 대비 비중도 0.4%로 3월 말(0.19%)의 두 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가격이 내리면 다시 사들여 차익을 얻는 방식이다. ‘잔고 증가세는 시장이 향후 하락 가능성을 크게 본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정책 불확실성과 외국인 매도세가 맞물리며 공매도 확산을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을 두고 시장에 혼선을 준 데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구체적 합의가 나오지 않아 기대감이 약화됐다.

외국인들은 세제 개편 실망과 ‘노란봉투법’ 등 정치 리스크를 이유로 차익 실현에 나서며 매도세를 강화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 확대는 코스피 상승 동력이 꺼졌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공매도 잔고 상위 종목은 한미반도체(6.08%), SKC(4.45%), 호텔신라(4.34%), LG생활건강(4.34%) 등으로, 반도체·배터리·화장품 관련주가 중심을 이뤘다.

이달 들어 LG생활건강, 에코프로비엠, 한국콜마, LIG넥스원, 달바글로벌, LG디스플레이 등 57개 종목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단기 급등한 성장주와 수출 호조로 급등세를 보인 화장품주가 다수 포함된 점이 특징이다.

다만 공매도 확대가 증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이 높아지면 단기적으로 증시를 짓누를 수 있다”면서도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과거 위기 국면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2018년 미·중 무역전쟁 우려로 코스피가 3% 가까이 급락했을 당시, 시총 대비 공매도 잔고 비중은 0.83%에 달했다. 이번 증가세가 ‘단기 급등 종목 중심’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 불안이 커지자 금융당국도 대응에 나섰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주가조작·불법공매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공매도를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공매도는 시장 유동성을 높이고 위험관리 수단을 제공하는 제도”라며 “순기능까지 외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공매도는 대부분의 해외 시장에서 수용되는 제도이며, 오히려 금지가 시장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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