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 "한국 감독들 '다 같이 아침식사' 등 말도 안 되는 것 많아"
(강릉=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명확하면서도 간결한 지시. 그리고 사생활 '노터치'.
프로축구 K리그1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코리아컵 결승에도 오른 전북 현대 거스 포옛 감독의 리더십을 선수와 코치들은 이렇게 설명했다.
전북의 2선 공격수 이승우(27)는 K리그1을 대표하는 스타다. 그러나 올 시즌 선발보다는 교체로 경기에 나서는 경우가 잦았다.
이승우는 좌절하지 않았다. 많지 않은 기회에도 최선을 다해 조연으로 묵묵히 제 몫을 했고 지난달엔 포항 스틸러스와 리그 경기에서 시즌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이어 이달 8일 FC안양과 경기에서는 2-1 승리를 결정짓는 득점을 올렸다.
점점 뜨거워지는 이승우의 득점포를 포옛 감독은 더는 외면하지 않았다.
27일 강릉하이원아레나에서 열린 강원FC와 코리아컵 준결승 2차전에 전진우 대신 이승우를 선발로 내보냈다.
이승우는 득점하지는 못했지만, 날카로운 역습으로 강원 수비진의 진땀을 뺐다.
후반 13분 골대를 가르고도 득점으로 인정받지 못한 건 아쉬웠다. 공을 받으려고 문전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강원 수비수 송준석에게 파울을 범했다는 판정이 나와 골은 '없던 일'이 돼버렸다.
전북은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티아고의 페널티킥 동점골과 츄마시의 역전골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올랐다.
주로 교체로 경기에 나서는 현실, 그리고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경기에선 득점하지 못한 점에 이승우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우리는 교체, 주전 따로 나눌 것 없이 다들 너무나 잘한다. 어딜 가나 뛸 수 있는 선수들이다. 우리끼리는 잘 지내고 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평정심의 밑바탕엔 포옛 감독을 향한 신뢰가 깔려있다.
이승우는 "감독님이 우리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 그 안에서 우리의 믿음이 생긴다.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안 주니 편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포옛 감독이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점이 특히 좋다고 이승우는 털어놨다.
이승우는 "포옛 감독님은 저희한테 사생활에 대해서 아무 말도 안 한다"며 "한국 감독들은 '몇 시에 자라', '뭐 하지 마라', '아침 다 같이 먹어라', '산책 가자' 등 말도 안 되는 게 너무 많은데 (포옛 감독은) 그냥 되게 프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가 없다 보니 저희는 그저 훈련한다"면서 "오전 8시에 훈련하고 끝나면 오전 10시나 10시 반 그 정도인데, 그때 이후에 선수들이 또 가족이랑 시간을 보내고 또 커플들은 여자친구랑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훈련장과 경기장에서만 '프로'로서 집중하고, 사생활은 자율적으로 하면서 선수들의 책임감이 더 커진 것 같다는 게 이승우의 설명이다.
전북은 국내에서 축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들이 모여있는 팀 중 하나다. 포옛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팀 내에서 불만을 제기하는 모습이 사라졌다고 한다.
정조국 코치도 신뢰를 '포옛 리더십'의 키워드로 언급했다.
명확한 지시가 선수들을 더 효과적으로 움직이게 만들고, 이게 좋은 경기 결과로 이어지면서 코치진과 선수들 사이에 신뢰가 쌓이고 팀은 더 강해지는 선순환을 불러오고 있다고 했다.
정 코치는 "지시가 심플하고 명확하다는 게 포옛 감독님의 강점이다. 그런 지시 덕에 선수들이 잘 이행하고, 좋은 경기력을 보인다"면서 "선수들과 감독님 간의 신뢰 관계는 정말 좋다"고 전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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