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은 아이들 간식으로도, 늦은 밤 간편식으로도 자주 찾게 된다. 그런데 라면을 끓일 때 스프는 늘 정해진 용도로만 쓰인다. 국물에 풀거나 볶음면에 뿌려 먹는 방식이다. 하지만 남은 스프를 따로 모아 두면 의외의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 짠맛 때문에 망설여지지만, 적절히 조절해 넣으면 오히려 새로운 맛을 낸다.
전문가들은 라면 스프가 소금, 간장, 고춧가루, 설탕 등 기본 조미료가 혼합된 상태라 ‘즉석 양념 조합’ 역할을 한다고 설명한다. 단순히 라면 맛만 내는 것이 아니라, 배합된 조미료 특성 덕분에 다양한 요리에 어울린다. 실제로 요리 블로그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라면 스프를 사용한 레시피가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1. 볶음밥 양념
볶음밥을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밥알에 간이 고르게 배도록 만드는 것이다. 간장을 넣으면 색이 너무 진해지고, 소금을 쓰면 깊은 맛이 부족하다. 이때 라면 스프를 한 숟가락 정도 넣으면 간단히 해결된다. 스프 속에 포함된 건조채소 가루와 고춧가루, 향신료가 밥에 배면서 풍미가 살아난다.
특히 김치볶음밥에 라면 스프를 더하면 라면 특유의 감칠맛이 더해져 별도의 조미료가 필요 없다. 기름에 스프를 먼저 살짝 볶았다가 밥을 넣어 섞으면 향이 한층 진하다. 남은 냉장고 재료인 햄, 양파, 파, 달걀과 함께하면 한 끼 식사가 완성된다.
2. 치킨 시즈닝 파우더 대체
치킨을 배달하면 곁들여 오는 시즈닝 파우더는 은근히 중독성이 강하다. 달고 짠맛에 고소함까지 더해져 치킨 껍질에 묻히면 손이 멈추지 않는다. 비슷한 효과를 내고 싶을 때 라면 스프를 사용할 수 있다. 치킨을 튀기거나 에어프라이어에 돌린 뒤, 남은 라면 스프를 골고루 뿌려주면 치킨 파우더 같은 풍미가 난다. 감자튀김이나 어묵튀김에도 뿌리면 간편한 시즈닝이 된다.
주로 라면 스프가 짭짤한 맛이기 때문에, 설탕이나 파슬리 가루를 살짝 섞으면 균형이 맞는다. 대학생 커뮤니티에서는 치킨에 라면 스프를 뿌려 ‘가성비 파우더’라 부르며 즐긴다는 후기가 자주 보인다. 술안주로도 잘 어울린다.
3. 국물 요리의 감칠맛 증폭
찌개를 끓일 때 간이 애매하면 라면 스프를 소량 넣는 방법이 있다. 된장찌개, 김치찌개, 순두부찌개 모두 국물 맛이 밋밋할 때 스프가 숨은 조력자가 된다. 멸치, 다시마, 양파 분말 같은 기본 육수 재료가 이미 들어 있어 국물 맛이 깊어진다. 다만 스프 자체가 염도가 높으니 국간장이나 소금을 줄이고 대신 넣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에서는 라멘 스프를 가정용 다시다처럼 쓰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도 일부 요리 유튜버들이 된장찌개에 라면 스프를 반 숟가락 넣어 맛을 살린다고 소개한 바 있다. 감칠맛이 강한 만큼 한 번에 많이 넣기보다 소량씩 조절하는 것이 좋다. 특히 라면 스프의 고춧가루는 칼칼한 맛을 내 찌개 국물 맛을 끌어올린다.
4. 고기 양념장으로 변신
고기를 양념할 때는 보통 간장, 설탕, 마늘, 참기름 등을 넣어 재운다. 그런데 라면 스프를 조금 섞으면 또 다른 풍미가 난다. 돼지 불고기나 닭갈비를 양념할 때 라면 스프를 넣으면 불맛과 함께 감칠맛이 살아난다. 스프에 포함된 향신료가 고기 누린내를 잡아주기도 한다.
고기를 재울 때 간장과 설탕을 줄이고 스프를 대체하면 준비 과정이 한결 간단하다. 일부 캠핑족들은 야외에서 돼지고기를 구울 때 라면 스프를 뿌려 간편하게 양념을 한다. 양념장 없이 바로 고기 위에 뿌려 구우면 ‘즉석 간장 양념구이’ 느낌을 낼 수 있다. 남은 고기를 볶음밥으로 이어가도 스프의 풍미가 이어져 자연스럽다.
5. 면 요리 토핑 파우더
파스타나 우동 같은 면 요리에도 라면 스프는 색다른 조합이 된다. 크림 파스타 소스에 라면 스프를 소량 넣으면 느끼한 맛을 잡고 칼칼한 감칠맛이 더해진다. 우동 국물에 한 꼬집 넣으면 한층 깊은 맛을 낸다.
심지어 인도네시아 미고랭 같은 볶음면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면이 다 익고 난 뒤 위에 라면 스프를 살짝 뿌리면 마치 파르메산 치즈처럼 마무리 시즈닝이 된다. 해외에서는 라면 스프를 ‘아시아식 파우더 소스’라 부르며 전용 양념으로 팔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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