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팜 설루션업체 아워즈팜, 실내 '식물공장' 재배 기술 개척
여름철에 저온성 작물 딸기 출하 성공…"재배 시스템, 턴키 방식 수출할 것"
[※ 편집자 주 = 울산은 '산업 수도'로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을 이끌어온 대기업이 토양을 닦은 곳이지만, 이제는 스타트업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지역 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울산 지역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도전을 응원하는 기획기사를 매월 한 꼭지 송고합니다.]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전통적 농업은 시간적, 공간적인 조건이 절대적이죠. 농사철에 맞춰야 하고, 농경지도 꼭 필요하니까요. 그런 시공의 제약에서 벗어나 원하는 때, 원하는 곳에서 농작물을 재배하는 기술을 개척하고 있습니다."
현대 산업의 첨단화 속에서 입지가 줄어든 농업은 '6차산업(농산물 생산, 제조·가공, 체험·관광을 결합한 산업)'이라는 타이틀과 함께 부활을 도모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높은 노동강도만큼 수익이 보장되지 않을뿐더러, 그해 기후나 농작물 수급 상황에 따라서는 도리어 손해를 보기도 한다. 청년들은 농업을 기피하고, 인구가 급감한 농촌은 당장 '소멸'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아워즈팜은 이런 농업 분야의 획기적 혁신을 추구하는 스마트팜 설루션 업체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바이오기술(BT) 등을 농업에 접목하는 스마트팜의 창업부터 경영까지 영농 과정 전반에 필요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수직으로 세워진 '다단식 식물공장'에서 작물을 재배하는 기술과 노하우는 이 업체가 보유한 독보적 경쟁력이다.
이 농법은 드넓은 농지가 아니라도 농사를 지을 수 있어 면적 효율이 높다. 무엇보다 실내에서 제어 장치를 통해 온도·습도·빛 등이 자동으로 조절되기 때문에 기후나 풍수해 걱정 없이 원하는 작물을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다.
장원규(32) 아워즈팜 대표는 "식물공장은 소비지와 가까운 도시 근교에서도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면서 "예비 창업자에게는 시행착오를 줄여 성공 확률을 높여주고, 기존 영농 기업에는 작물 선정부터 재배까지 맞춤형 기술을 개발해주는 등 수요자에게 맞는 단계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창업을 결심한 그는 미래 유망 산업으로 분류되는 농업의 가능성을 보고 스마트팜 분야에 뛰어들었다.
대학에서 농업과 전혀 관련 없는 인문계 학문을 전공했지만, '낯선 분야에 뒤늦게 도전한다'는 핸디캡은 그의 열정에 별 장애가 되지 않았다.
스마트팜이 막 도입되던 시절 관련 기술의 현재 수준을 진단하고 미래 계획을 구상하고자 장 대표는 약 2년 동안 전국의 선도 농가를 찾아다녔다.
농가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무급으로 일하면서 창업에 필요한 기술을 파악하고 연구계획을 수립했다.
그런 노력을 거쳐 2019년 아워즈팜을 설립한 장 대표는 실내에서 재배한 엽채류를 가공·유통하는 모델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고, 관련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는 교육도 병행하면서 철저한 실증 과정을 거쳤다.
경험과 노하우는 점차 속도를 높여가며 누적됐고, 아워즈팜은 비로소 2021년 완전한 스마트팜 설루션 업체로 거듭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스마트팜 농가에 대한 정보가 없어 자치단체에 물어보고 찾아다녔는데, 처음에는 기술을 훔치러 온 줄 알고 경계하시는 분도 계셨다"면서 "결국 저의 진정성을 알아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지금은 제가 역으로 그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래 아워즈팜은 대표적 저온성 작물인 딸기를 여름철에 생산·출하하는 사업에 주력했다.
자동화 재배 시스템을 활용해 전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는 국산 딸기의 모종부터 수확까지 재배 전 과정을 관리하는 것이다. 올해는 인공지능(AI) 기반 생육 분석·예측 기술을 도입해 운영비와 에너지 사용량을 각각 20%, 10~15% 절감하는 등 기술 고도화에 성공했다.
그 결과 프리미엄 품종인 '킹스베리'의 여름철 재배에 성공해 현재 2차 수확을 하고 있다.
또 단순 생산에 그치지 않고 자체 브랜드 'S&S BERRY'를 통해 프리미엄 마켓과 온라인 유통망에 딸기를 공급하고, 가공업체에도 안정적으로 납품하는 등 유통망 확장에 힘쓰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이나 기후 제약 없이 AI 기반 재배 시스템으로 원하는 농작물을 원하는 때와 장소에 맞춰 재배하는 시스템을 통째로 수출하는 사업에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장 대표는 "원산지와 다름없는 품질의 농작물은 언제 어디서나 생산하도록 기술과 설비 등을 턴키 방식으로 수출할 것"이라며 "세계가 좋아하는 딸기를 비롯해 K푸드 열풍으로 인기가 높아진 과일이나 채소, 넓게는 동남아 환경에 적합한 특용작물에까지 적용할 수 있어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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