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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전문업체 마이세프의 스토어브랜드(자체브랜드·주문자상표부착생산) 제품을 포함한 올 2분기 시장 점유율은 14%를 기록했다. 마이셰프는 2022년만 해도 분기 평균 점유율이 6%에 불과했다. 하지만 2023년 9%, 지난해 12%로 상승하더니, 올해 들어선 14%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해당 시장 점유율은 소비자 판매채널(소매 유통) 중심의 통계치다.
현재 밀키트 시장(전문업체 기준) 1위는 프레시지다. 프레시지의 올 2분기 시장 점유율은 닐슨 기준으로 15%였다. 2위 마이셰프와의 점유율 격차가 불과 1%포인트에 불과하다. 프레시지 점유율은 2022년 31%에서 2023년 23%, 지난해 19%, 올 1분기 16% 등 하락추세다.
성장 측면에서 양사의 흐름을 보면 차이가 극명하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022년부터 3년간 마이셰프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39% 남짓이다. 반면 프레시지는 -24%의 역성장률을 기록했다. 양사의 실적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마이셰프의 매출은 286억원으로, 457억원의 프레시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올 2분기 기준으론 매출 격차가 3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밀키트 시장은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정체기를 맞고 있다. 올 2분기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약 541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3% 감소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2022년 2633억원에서 지난해 2368억원까지 축소됐다. 코로나19 이후 고물가 장기화로 더 간편하고 저렴한 가정간편식(HMR·조리된 완제품) 수요가 확대되면서 밀키트의 경쟁력이 흔들린 탓이다.
밀키트 업계는 전형적인 중소기업 위주 시장이다. 대형마트 PB나 일부 대형 식품기업들도 있지만 국내 700여개 밀키트 업체는 대다수 중소기업들이다. 이 같은 시장 구조에서 마이셰프만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건 자체 체질개선 전략이 효과를 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마이셰프는 대한항공C&D서비스 산하 기업(지분율 92%)이다. 대한항공C&D는 사모펀드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다. 마이셰프는 한앤컴퍼니 체제에서 생산, 유통, 제품 전반에 걸쳐 전방위적 체질 개선 전략을 추진해왔다. 대표적인 것이 2023년 4월 업계 최초 자동화 기반 스마트팩토리 준공이다. 일간 생산량을 기존대비 10배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대한항공C&D와의 식자재 공동구매 체계 등으로 단가 절감도 추진했다.
경쟁자인 프레시지도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PE가 경영권(지분율 64%)을 갖고 있다. 하지만 마이셰프와는 사업 전략의 결이 다소 다르다. 마이셰프가 밀키트 사업 자체의 효율성과 고도화에 주력한 반면 프레시지는 닥터키틴, 허닭, 테이스티나인, 라인물류시스템(냉장유통) 등을 인수하며 생산·유통·물류 전 주기를 통합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밀키트 업계 관계자는 “앵커PE는 프레시지의 유사 업종 기업들을 인수합병(M&A)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식을 선택했는데, 실적이 뒤따르지 못하면서 전략이 뒤틀린 모습”이라며 “프레시지도 시장에서 긍정적 반응이 있는 외부 IP와의 협업 제품에 집중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앵커PE의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현재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마이셰프도 갈 길이 멀다. 여전히 수익성 측면에선 적자(지난해 기준 영업손실 101억원) 기업이다. 올 들어 적자폭을 줄이고 있지만, 우선 흑자전환을 통해 기업 자체의 경쟁력을 시장에 보여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반면, 프레시지의 경우엔 이전과 같은 양적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업계 평가다. 경쟁력 있는 IP 제품 개발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밀키트 시장이 위축 속에서도 올 하반기 양사간 1위 경쟁은 물밑에서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같은 사모펀드 체제이지만, 각자 전략의 차이가 양사의 점유율 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라며 “밀키트 전문업계 기준으로 시장의 판도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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