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없이 찾아온 '감자'...지금은 없는 아들 모습이 보입니다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예고없이 찾아온 '감자'...지금은 없는 아들 모습이 보입니다

캔서앤서 2025-08-23 12:13:33 신고

지난 3월 어느 봄날, 딸아이에게서 문자 한 통이 들어왔습니다.

엄마! 나 칭구 강아지 한 달만 데리고 있어도 됨? ^^"

한 달만 머물다 갈 손님쯤으로 알았던 감자는 그렇게 예고도 없이 제 삶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습니다.

어릴 적 키우던 강아지와의 갑작스러운 이별을 겪은 뒤, 다시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으리라 마음 깊이 다짐하며 살아왔습니다. 이별의 아픈 잔상이 짙게 남아 있었기에, 어쩌면 나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그랬던 것 같습니다.

한 달만 머물다 갈 손님쯤으로 알았던 ‘감자’는 그렇게 예고도 없이 제 삶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습니다.
한 달만 머물다 갈 손님쯤으로 알았던 ‘감자’는 그렇게 예고도 없이 제 삶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딸아이의 애교 섞인 메시지에 마음이 약해졌고, 온종일 주인만 기다리다 지쳐 잠들었을 감자의 모습이 떠오르며 마음 한구석이 아릿해졌습니다. 결국 40년 넘게 지켜온 결심은 10여 분 만에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포메라니안의 새하얀 털 사이로 동그랗고 깊은 눈을 지닌 감자는 작고 조심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처음 거실에 들어선 날, 감자는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저를 피하기 일쑤였습니다. 낯선 공간에서 아직은 이방인이었던 제게 좀처럼 곁을 주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안방 문을 열고 거실로 나오자 감자는 그래도 잠시 마주쳤던 사람이라고 생각했는지 짧게 꼬리를 한번 흔들어주고는 이내 딸아이 방으로 휙 돌아가 버리더군요.

한동안은 약 올리듯 딸아이 옆에 꼭 붙어 앉아 제가 아무리 불러도 눈길조차 주지 않던 녀석.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감자는 딸아이와 저 사이, 그 중간쯤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가끔 딸아이가 불러도 못 들은 척하며 제 무릎에 얼굴을 비비고 애교를 부립니다. 그런 감자의 모습은 제게 잊고 지냈던 어떤 그리움을 일깨웠습니다.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제 삶에 막무가내로 들어온 ‘감자’. 잊고 지내던 진정한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감자 덕분에 가족이란 단순히 혈연으로만 이어진 관계가 아님을 다시 깨닫습니다.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제 삶에 막무가내로 들어온 ‘감자’. 잊고 지내던 진정한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감자 덕분에 가족이란 단순히 혈연으로만 이어진 관계가 아님을 다시 깨닫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이다 보니 문득 감자의 부모가 궁금해졌습니다. ‘감자도 부모가 그리울까?’라는 질문과 동시에, 지금은 곁에 없는 아들의 7년 전 아홉 살 때 모습이 감자에게서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꼬리를 쫑긋 세우고 마치 급한 볼일이라도 있는 듯 집 안 구석구석을 뒤뚱뒤뚱 바쁘게 오가던 녀석의 사랑스러운 뒷모습에서, 돌이 채 되지 않았던 아들의 모습이 겹쳐졌습니다.

벽을 짚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온몸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무엇이든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넣으려 했던 아들. 조마조마했지만 따뜻했던 그 순간들이 감자와 겹쳐지며 제 마음 깊은 곳을 건드렸습니다.

어느 날, 예고도 없이 제 삶에 막무가내로 들어온 감자’. 잊고 지내던 진정한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감자 덕분에 가족이란 단순히 혈연으로만 이어진 관계가 아님을 다시 깨닫습니다.

서로의 삶을 진심 어린 눈으로 들여다보며 보듬는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서로를 돌보고 마음을 나누며 함께 시간을 쌓아가는 존재가 바로 진정한 가족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Copyright ⓒ 캔서앤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