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도쿄 도착’ 이재명, 이시바 총리와 ‘셔틀외교’ 복원할까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공군 1호기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안중열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오전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며 1박 2일간의 일본 순방 일정을 시작했다. 첫 일정은 재일 동포 간담회다. 이 대통령은 현지 동포들이 겪는 애로사항을 직접 청취하며 제도적 개선 방안 모색을 약속할 예정이다. 이는 단순한 의례적 행보를 넘어, 한일관계를 국민 차원의 접점에서 풀어가려는 의지가 될 수 있다. 특히 67년 만에 재회하는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그간 중단된 ‘셔틀외교’ 복원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정상회담 의제, 과거 직시·미래 지향

이번 회담의 핵심은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의 소인수·확대 회담이다. 이 대통령은 일본 주요 언론과의 공동 서면 인터뷰에서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자”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이는 과거사 문제를 회피하지 않으면서도, 협력 확대라는 실용적 방향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평가된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기자간담회에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하고, 정상 간 개인적 유대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셔틀외교가 복원돼 한일 외교의 모델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한미 정상회담과의 연계 전략

이번 도쿄 방문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사전 교두보 성격도 지닌다.

위성락 실장은 회담 목표를 △한미 경제통상 안정화 △한미동맹 현대화 △신규 협력 분야 개척 등 세 축으로 제시했다. 특히 ‘7월 말 타결된 관세협상을 정상 차원의 의지로 끌어올려 양국 협의를 공고히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시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북러 밀착, 미중 경쟁 심화 속에서 한국이 군사·경제적 기여를 확대하고 동맹 현대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도 드러냈다. 원자력, 반도체, 인공지능, 국방 R&D 등 차세대 전략산업 협력이 주요 논의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협력과 불확실성의 교차

이번 한일 정상회담의 성과는 크게 두 갈래로 가늠된다.

먼저, 셔틀외교 복원을 제도화할 수 있을지다. 정례화에 성공하면 양국 관계가 ‘위기 관리형’에서 ‘협력 관리형’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또 과거사 문제와 현안의 연계 처리 여부다. 위성락 실장은 “과거 문제에 대해서도 유연하고 전향적 논의가 가능하도록 여건을 조성할 것”이라며 과거사와 협력이 선순환 구조로 연결되길 기대했다.

다만 회담 후 발표될 공동 성명의 문안 협의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국익을 고려한 미세 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구체적 합의보다는 ‘협력의 틀’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외교 채널 복원과 신뢰 구축에 방점

이번 도쿄 회담은 단순한 재회가 아니라 한일 셔틀외교 복원의 분기점이자, 이어질 한미 정상회담과 직결되는 전략적 연속성의 출발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을 “실질적 성과보다는 외교 채널 복원과 신뢰 구축 자체에 방점이 찍힌 자리”로 평가하면서도, 그 구조적 의미를 높게 보고 있다.

즉, 한일·한미 정상외교를 연쇄적으로 연결하는 이번 외교 무대는 한국 외교가 ‘단발 이벤트’에서 ‘지속적 관리체계’로 전환할 수 있는 시험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