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김봉연 기자] 한국인들이 한반도 평화와 경제를 위해 가장 중요한 국가로 압도적으로 미국을 꼽았다.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인식이 균형을 이뤘지만, 최근 들어 모든 분야에서 미국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반도 평화: 美 76% vs 中 12%
22일 한국갤럽이 지난 19~21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주변국을 물은 결과, 76%가 미국을 선택했다. 중국은 12%에 그쳤고, 일본 3%, 러시아 1%, 북한 등 기타 2%였다. 6%는 의견을 유보했다.
2015~2017년까지만 해도 미국(50%대)과 중국(30%대)의 격차는 크지 않았으나, 2019년 이후 양국 관계가 악화되면서 미국 쏠림이 강화됐다. 이번 조사에서는 격차가 64%포인트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령별로는 모든 세대에서 미국이 최우선으로 꼽혔지만, 50대에서 중국 비중(20%)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2010년대 당시 40대가 ‘미·중 균형’을 강조했던 흐름이 일정 부분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경제 관계: 美 70% vs 中 21%
경제 협력 측면에서도 미국이 70%로 중국(21%)을 크게 앞섰다. 일본은 2%, 러시아 1%였으며 5%는 의견을 유보했다.
불과 1년 전(2024년 6월) 조사에서는 미국 55%, 중국 35%로 격차가 20%포인트 안팎에 불과했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49%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미국은 15%포인트 상승했고, 중국은 14%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과거 경제 분야에서 중국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던 40·50대도 미국을 택한 비율이 크게 늘었다. 갤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고율 관세와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되면서, 한국 경제의 안보·공급망 안정성을 고려한 인식 변화가 뚜렷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안보와 경제 모두 미국 쏠림이 뚜렷해진 것은 미·중 갈등 장기화와 대중 무역 의존도 조정 흐름을 반영한다”며 “한국 외교·경제 정책에서도 미·중 ‘균형론’보다는 ‘안미경미(安美經美, 안보도 경제도 미국)’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활용해 전화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이며, 접촉률은 42.1%, 응답률은 13.4%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Copyright ⓒ 직썰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