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남의 IR리포트 12] 두 얼굴의 기업, 인투코어테크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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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남의 IR리포트 12] 두 얼굴의 기업, 인투코어테크놀로지

CEONEWS 2025-08-21 12:10:26 신고

[박수남의 IR리포트 12] 두 얼굴의 기업, 인투코어테크놀로지 (CEONEWS=박수남 기자)
[박수남의 IR리포트 12] 두 얼굴의 기업, 인투코어테크놀로지 (CEONEWS=박수남 기자)

[CEONEWS=박수남 기자] 최근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기술성 평가 'A/A' 등급을 획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는 '딥테크' 유망주다. 하지만 화려한 기술력 뒤에는 투자자들이 반드시 살펴봐야 할 독특한 사업 구조와 잠재적 위험이 숨어 있다. 이 회사는 안정적인 반도체 부품 사업과 투기적인 청정에너지 벤처라는, 전혀 다른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성 뒤에 숨은 '문샷' 프로젝트

인투코어테크놀로지의 첫 번째 얼굴은 견실한 제조업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와 양산을 논의 중인 반도체 공정용 플라즈마 부품 사업은 2024년 기준 102억 원의 안정적인 매출을 기록하며 그 기반을 증명했다. 문제는 두 번째 얼굴이다. 이산화탄소를 고부가가치 가스로 전환하겠다는 청정에너지 사업은 아직 상업적 성공이 불투명한, 소위 '문샷(Moonshot)' 프로젝트에 가깝다. '실증 플랜트' 단계에 성공했다고는 하나, 이는 경제성을 갖춘 대량 생산과는 거리가 멀다.

사실상 이 회사는 검증된 산업 부품 공급업체에 리스크가 극도로 높은 벤처캐피탈식 프로젝트를 접붙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그리고 바로 이 지점에서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 시작된다.

교묘한 가치평가의 기술

이 회사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되어야 할까? 안정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의 눈으로 봐야 할까, 아니면 무한한 성장성을 가진 기후 기술 스타트업으로 봐야 할까? 상장 과정에서 회사는 이 두 가지 서사를 교묘하게 혼합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 사업의 안정성을 내세워 투자 리스크를 낮추는 동시에, 청정에너지 사업의 무한한 잠재력을 근거로 높은 기업가치를 정당화하려는 것이다.

이는 전형적인 '밸류에이션 함정'이다. 2024년 재무제표가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매출 102억 원에 영업손실이 68억 원에 달했다는 것은, 반도체 사업에서 번 돈이 청정에너지라는 '꿈'을 위해 고스란히 소모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4가지 과제

청정에너지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첫째, 기술적 난제다. 플라즈마 기술을 CO2 전환에 적용하는 것은 혁신적이지만, 순도, 효율, 비용 문제를 해결하고 대규모 상업 생산을 증명해야 한다. 둘째, 시장 리스크다. 강력한 경쟁 기술이 등장하거나 최종 생산물의 가격이 요동칠 경우 사업성은 순식간에 악화될 수 있다.

셋째, 실행 리스크다. 엄세훈 대표는 과거 반도체 벤처를 성공적으로 매각한 경험이 있지만, 그의 경험이 전혀 다른 영역인 대규모 화학 공정과 에너지 시장에서도 통용될지는 미지수다. 마지막으로 가장 큰 위험은 끝없는 자본 소모(Capital Burn)다. 이 R&D 프로젝트는 앞으로도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 수익을 내는 반도체 사업부는 신사업을 위한 '내부 현금 창출원'으로 전락하여 주주의 자본을 계속해서 잠식할 수 있다.

투자자, '기대 프리미엄'의 가격을 알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인투코어테크놀로지는 검증된 반도체 사업을 발판 삼아, 아직 벤처 단계인 에너지 사업에 대해 공개 시장의 높은 가치를 받으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A/A'라는 기술 등급에 현혹되어,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가진 기업을 고성장 기업의 비싼 가격으로 매수하도록 유도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현명한 투자자라면 두 사업을 철저히 분리하여 가치를 따져보는 '사업부문별 가치평가(SOTP)'의 칼을 빼 들어야 한다. 반도체 사업은 그 자체의 펀더멘털로, 에너지 벤처는 매우 보수적인 시나리오로 평가해야 한다. 그렇게 산출된 본질 가치와 회사가 제시하는 공모가 사이의 차액이 얼마인지 명확히 인지해야 한다. 그 차액이 바로 투자자가 '꿈'을 위해 지불하는 '기대감 프리미엄'의 실제 가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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