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구조조정 현실화되나…울산, '산업위기 그림자'에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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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구조조정 현실화되나…울산, '산업위기 그림자'에 긴장 고조

폴리뉴스 2025-08-21 12:03:58 신고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울산 남구 석유화학단지 전경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석유화학 산업의 구조조정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국내 대표 산업도시인 울산이 중대한 산업 재편의 갈림길에 섰다. 정부가 나프타분해시설(NCC) 중심의 과잉 공급 해소를 위해 생산능력 감축을 주문한 가운데 울산 지역 경제 전반에 부정적 파급 효과가 우려되고 있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자율적인 구조조정과 생산능력 조정을 요청하며 "공급 과잉 해소 없이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는 총 270만370만 톤 규모, 전체 NCC 생산능력의 약 1825%에 해당하는 감축을 검토 중이다.

울산은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석유화학 도시지만 생산 구조상 이번 구조조정 대상의 직접 타격권에서 살짝 벗어나 있는 상태다. SK지오센트릭과 대한유화 등 NCC를 보유한 기업이 일부 있지만 정유와 고도화 설비 중심의 생산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당장의 감산 직격탄은 피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상황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울산에서 한창 진행 중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핵심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총 9조3000억원이 투입된 이 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복합단지 건설 프로젝트로, NCC 설비 비중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현재 공정률은 80%를 넘어서며 마무리 단계에 있다.

이에 따라 샤힌 프로젝트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울산의 NCC 비중은 오히려 높아지는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 이번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산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한국무역협회 울산지역본부의 수출 통계에 따르면 울산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46억8천만 달러에 그쳤다.

중국의 공급 과잉과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단가 하락이 수출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처럼 이미 수출 부진에 시달리는 가운데 설비 감축이라는 이중고가 겹치면 고용 충격과 생산성 저하, 설비 투자 위축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지역 경제 전반을 감싸고 있다.

지역 업계는 한편으로는 구조조정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보완책 없이는 자율적 감축이 오히려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울산지역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는 "시설 감축은 단순한 라인 정지가 아니라 인력 재배치·감축과 공장 가동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결국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이 오히려 기업 생존 자체를 흔드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말하는 자율 감축은 현실적으로 막대한 비용이 수반되는데, 지원이나 보상 없는 구조조정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처럼 불확실한 방향성만 제시하는 구조조정은 골든타임을 놓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지역 경제계는 정부의 정책 유연성과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울산상공회의소 최진혁 경제총괄본부장은 "구조조정은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정책적 충격 완화장치 없이는 오히려 구조조정이 기업에 독이 될 수 있다"며 "공정거래법 유예, 기술 개발 지원, 정책금융 강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등의 후속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울산시는 향후 NCC 감축이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지정 추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과거 조선업 위기 당시 적용된 정책으로, 고용 안정과 기업 구조조정 충격을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인 바 있다.

울산시 관계자는 "산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지역 차원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사전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면서 "정부와 협력해 산업위기지역 지정 등 적극적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 경제는 최근 미국의 자동차 관세 인상 등 글로벌 보호무역 확산으로 자동차 수출까지 부진에 빠지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석유화학에 이어 자동차 산업까지 흔들릴 경우, 울산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산업 전환 충격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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