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은행업계, ‘지니어스’ 가상화폐 규제안 개정 촉구

미국 은행 업계에서 지난 7월 현지 대통령이 서명한 ‘지니어스(GENIUS)’ 스테이블코인 법안 개정을 촉구 중이다. ‘미국 스테이블코인 국가 혁신 지침 및 수립’이라는 이름의 ‘지니어스’ 법안은 미국 연방 및 주(州) 차원에서 현지 달러화를 기반으로 하는 ‘지급결제용 스테이블코인(Payment Stablecoin)’ 발행자의 요건, 소비자 보호 장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사진=shutterstock

최근 미국 은행 업계가 ‘지니어스’ 법안 내 이자 지금 처리 방식에 문제를 제기 중이다. 보유자를 대상으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지급 금지 관련 조항이 허술하다는 것이 미국 은행 업계의 주장이다. 
미국 은행 업계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이자 지급 금지 조항이 거래소, 브로커(중개업자), 관계사 등을 통해 우회될 수 있다고 피력 중이다. 이자 지급이 우회적으로 이루어질 경우 스테이블코인이 단순 결제 수단이 아닌 잠재적 가치 저장 및 신용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관점이다. 현재 ‘지니어스’ 법상으로는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할 수 없다. 
미국은행협회(ABA)는 “은행이 예금을 대출로 전환해 경제를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예금이 수익 창출을 위해 스테이블코인으로 유입될 경우 신용 창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라며 “허점 해소를 위해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의 이자 지급 금지 조항을 가상화폐 거래소, 브로커, 딜러, 관계사까지 확대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은행협회는 현재 주장 중인 내용을 지난 8월 둘째 주 미국 상원의회 은행위원회 위원장에게 서한으로 전달했다. 서한 전달과 함께 비금융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우려한다는 입장을 비친 것으로도 확인됐다. 
 

미국은행협회는 은행이 예금을 대출로 전환해 경제를 뒷받침하는 상황에서 예금이 수익 창출을 위해 스테이블코인으로 유입될 경우 신용 창출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라고 피력했다(사진=미국은행협회)

미국은행협회 외에는 은행정책연구소(Bank Policy Institute), 금융서비스포럼(Financial Services Forum)이 같은 입장과 예금 유동성 및 신용 위험 가능성 등을 피력 중인 것으로 소개됐다. 
더블록은 “미국 은행 업계는 유동성 스트레스가 많은 시기에 예금 이탈이 가속화되면 경제 전반의 신용 찰출이 저해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며 “신용 공급 감소는 금리 상승과 대출 감소 및 일반 기업 및 가계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미국 상업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자체 보고서를 통해 ‘지니어스’ 법안 통과로 스테이블코인 공급량이 단기적으로 250억 달러(한화 약 35조 원)에서 750억 달러(한화 약 104조 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니어스’ 법안이 미국 스테이블코인 규제의 전환점이자, 기반구조(인프라) 개발과 토큰화 금융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분석진은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성장할 경우 미국 단기 국채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업체가 미국 달러화를 추종하는 자사 준비금으로 현지 정부 국채를 매입할 것이라는 관측에 기반한 견해다. 
영국계 다국적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도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 규모가 750억 달러(한화 약 103조 원)까지 커질 경우 전통 금융 자산과 정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국채 수익률 곡선과 현지 화폐인 달러 수요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