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남획에 사라진 독도 강치…세계 학계서 'Dokdo' 첫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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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남획에 사라진 독도 강치…세계 학계서 'Dokdo' 첫 등장

연합뉴스 2025-08-15 08:00: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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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통용 'Japanese sea lion' 대신 'Dokdo'…논문 심사 우려에도 당찬 시도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독도 강치를 포획하는 기록사진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독도 강치를 포획하는 기록사진

[국립해양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독도 강치'라는 명칭으로 익숙한 독도 바다사자(Dokdo sea lion).

이 동물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서식하다가 일제강점기 남획으로 1950∼1970년대에 멸종된 해양 포유류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에 따르면 1800년대 중반까지 동북아시아 해역에서 약 5만 마리가 서식했지만, 1950년대 약 50마리로 급감하더니 결국 1994년 멸종이 공식 선언됐다.

우리에게는 독도 강치로 알려졌지만, 사실 세계 학계에서는 일본 강치, 일본 바다사자를 뜻하는 'Japaneses sea lion'으로 등록돼 있다.

학계에서 통용되다 보니 심지어 우리 정부가 발간한 논문이나 통계자료, 홈페이지에서도 'Japanese sea lion'이라는 영문 표기를 쓰기도 했다.

이 명칭은 일제강점기 당시 연구와 남획 과정에서 붙여진 뒤 학계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독도 강치 두개골 등 시료 독도 강치 두개골 등 시료

[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이 세계 최초로 독도 바다사자의 전장(全長) 게놈을 해독한 연구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하면서 표제에 'Dokdo sea lion'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와 게놈연구재단 등이 7년에 걸쳐 진행한 연구는 독도 바다사자의 복원 가능성을 고려해 전체 게놈을 분석하고 유전체 정보를 확보했다.

표제에 'Dokdo sea lion'을 넣은 것은 논문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주요 저자 중 한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의 박종화 교수의 제안에서 비롯됐다.

이경리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연구사는 "우리가 주도하는 연구인 만큼 해당 명칭을 써보자는 의견이 나왔고 연구자 모두가 동의했다"고 말했다.

독도 강치 동상 독도 강치 동상

[해수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다만 기존 학계에서 사용하지 않았던 이름이기에 논문 심사자들의 지적이나 수정 의견, 게재 반려 등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 연구사는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모두가 Dokdo sea lion이라는 명칭 사용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고 먼저 포기할 필요는 없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결국 논문은 무사히 통과했고, 표제에 'Dokdo sea lion'을 담은 연구 성과는 저명한 국제학술지 BMC Biology(Springer) 온라인판에 당당히 게재됐다.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성과 국제학술지에 게재된 연구 성과

[BMC Biology 홈페이지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성과는 앞으로 'Dokdo sea lion'이라는 명칭이 학계에서 적극적으로 쓰이는 것은 물론 독도를 세계에 알리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사는 "이제 국내 연구자들도 자신 있게 해당 명칭을 사용할 근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논문은 전체 유전자 정보를 다루고 있어 바다사자류를 연구하는 학자라면 해당 논문을 반드시 참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Japanese sea lion'이 아니라 'Dokdo sea lion'을 검색해야 나오는 논문이라, 해외 연구자들이 자연스럽게 독도에 관심 가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34년 일본인들이 독도에서 포획한 강치를 나무상자에 넣는 모습 1934년 일본인들이 독도에서 포획한 강치를 나무상자에 넣는 모습

[국립해양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금지]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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