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李정부 긴장완화 조치 '기만극'이라며 철벽…美에는 여지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北, 李정부 긴장완화 조치 '기만극'이라며 철벽…美에는 여지

연합뉴스 2025-08-14 10:11:02 신고

3줄요약

김여정, 확성기 철거·UFS조정에 "관심 없다"…'적대적 두 국가' 헌법에 곧 반영

美에는 "마주앉을 일 없다"면서도 '낡은 사고방식 집착한다면' 단서 달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이재명 정부의 긴장완화 조치를 '기만극'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이 없음을 거듭 확고히 했다.

미국에 대해서도 '마주 앉을 일 없다'고 했지만, '낡은 시대의 사고방식에만 집착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아 그나마 여지를 남겼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14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서울의 희망은 어리석은 꿈에 불과하다' 제목의 담화를 내고 한국 및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에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특히 한국을 향해서는 "확성기를 철거하든, 방송을 중단하든, 훈련을 연기하든 축소하든 우리는 개의치 않으며 관심이 없다"면서, 이재명 정부가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취한 여러 조치들을 "너절한 기만극"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서울의 대조선(대북) 정책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으며 변할 수도 없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북한 초소와 대남확성기 북한 초소와 대남확성기

(파주=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우리 군의 대북 확성기 철거에 북한이 호응하며 전방 일부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 철거가 시작된 가운데 11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북한군 초소 옆에 대남 확성기가 설치돼 있다. 2025.8.11 dwise@yna.co.kr

김여정은 한국의 대북정책이 변할 수 없다고 보는 이유에 대해 헌법에 '흡수통일'을 위한 조항이 있으며, 한미 핵협의그룹(NCG)을 운영하고, 한미연합연습이 진행되며,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런 사항들은 이재명 정부가 아무리 북한과 긴장완화를 원하다고 해도 융통성을 갖기 어렵다. 김 부부장 또한 이런 점을 알고 있어 '서울의 대북정책이 변할 수도 없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이런 점들이 "조한관계(남북관계)의 엄연한 현실"이라며 "우리의 국법에는 마땅히 대한민국이 그 정체성에 있어서 가장 적대적인 위협세력으로 표현되고 영구고착되여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초 헌법을 개정해 한국을 '제1의 적대국', '불변의 주적'으로 교육한다는 내용도 반영할 것을 주문한 바 있는데, 조만간 이 작업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의 이런 입장은 지난달 28일 낸 담화의 연장선이다.

그는 당시 "우리는 서울에서 어떤 정책이 수립되고 어떤 제안이 나오든 흥미가 없으며 한국과 마주 앉을 일도, 논의할 문제도 없다는 공식입장을 다시금 명백히 밝힌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도 남측의 대북 확성기 철거에 호응해 북한도 대남 확성기를 철거하고 있다면서 남북관계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취지로 남측이 설명하자 거듭 담화를 내고 '철벽'을 친 것이다.

김 부부장의 담화가 광복 80주년을 하루 앞두고 나온 점도 주목할만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 문제에 대한 메시지를 내기 전에 남북관계 개선의 기대감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향후 북한이 한국 정부의 유화 조치들에 호응하지 않을 경우 자신들이 남북관계 악화의 책임을 지는 구도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푸틴에 "러 조치 전적 지지"…외국정상과 통화 첫 공개 김정은, 푸틴에 "러 조치 전적 지지"…외국정상과 통화 첫 공개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12일 전화 통화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통화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조로(북러) 간 조약의 정신에 언제나 충실할 것이며 앞으로도 로씨야(러시아) 지도부가 취하게 될 모든 조치들에 대해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는 데 대하여 굳게 확언하시였다"고 통신은 밝혔다. 2025.8.13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김 부부장은 대미 대화 가능성에도 역시 선을 그었다.

특히 15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열리는 미·러 정상회담 계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위원장의 의중을 전달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 "우리가 미국 측에 무슨 리유로 메쎄지를 전달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부인했다.

북러 정상이 12일 전화통화에서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는 소식이 13일 알려졌는데,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반박한 것이다.

이 또한 미·러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확고하게 북한의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부부장은 "미국이 낡은 시대의 사고방식에만 집착한다면 수뇌들 사이의 만남도 미국 측의 '희망'으로만 남게 될 것", "우리는 되돌릴 수 없는 과거에 집착하는 회담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등의 표현으로 미국과 대화에는 가능성을 아예 닫지는 않았다.

지난달 29일 담화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한다는 전제로 "새로운 사고를 바탕으로 다른 접촉 출로를 모색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밝힌 것과 비슷한 흐름이다.

당시 담화는 비핵화가 아닌 다른 주제에 대해서는 미국과 대화할 수 있다는 뉘앙스로 읽혔는데, 이번에도 미국이 '낡은 사고방식에 집착하지 않고' 전향적으로 나온다면 마주 앉을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미 행정부도 북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어 이른 시일 내에 북미 간 대화가 성사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북한은 김 부부장의 담화를 대외용인 조선중앙통신에만 싣고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으로는 보도하지 않았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clap@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