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영화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은 프랑스 누벨바그의 거장 아녜스 바르다 감독과 젊은 사진작가 JR의 유쾌하고도 감동적인 협업을 담은 다큐멘터리이다. 두 예술가가 프랑스 시골을 여행하며 마주하는 평범한 사람들의 얼굴과 그들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키는 과정을 통해 삶과 예술, 그리고 소통에 대한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바르다가>
특별한 여정, 특별한 만남
이 영화는 아녜스 바르다 감독의 마지막 장편 다큐멘터리 중 하나로, 그녀의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이 영화 곳곳에 배어 있다.
시력이 점점 약해져 가는 바르다 감독과 젊은 시각 예술가 JR의 세대를 초월한 우정과 협업은 영화의 큰 축을 이룬다. 그들은 이동식 사진 스튜디오가 있는 밴을 타고 프랑스의 작은 마을들을 방문하며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얼굴을 거대한 사진으로 인화하여 마을 벽이나 건물에 붙인다. 이 과정에서 만나는 광부들, 염소 목동, 항만 노동자,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는 각자의 삶이 얼마나 소중하고 의미 있는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예술을 통한 삶의 찬미
영화는 단순한 인물 다큐멘터리를 넘어 예술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한다. 낡은 창고 벽에, 버려진 기차 옆에 혹은 방파제 바위 위에 새겨지는 거대한 얼굴들은 일상의 공간을 예술적 공간으로 변모시키며 사람들에게는 잊혀져 가는 자신들의 존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계기가 된다.
특히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바람과 비에 씻겨 사라질 거대 벽화처럼 모든 것은 결국 변하고 사라진다는 삶의 유한함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그 순간의 만남과 창조를 통해 영원한 가치를 찾는 감독의 태도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소통과 연대, 그리고 따뜻한 유머
바르다 감독과 JR은 서로 다른 세대와 예술 방식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를 존중하며 때로는 농담을 주고받는 모습에서 따뜻한 유머와 진정한 연대를 엿볼 수 있다.
JR은 바르다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며 재치 있게 감독을 놀리고, 바르다 감독은 나이와 신체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호기심을 잃지 않는다. 이들의 케미스트리는 영화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관객들에게 미소를 선사한다.
기억과 부재, 그리고 시선
영화는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잔함과 기억의 중요성을 부각한다. 과거의 흔적들을 담고 있는 공간에 새로운 얼굴들을 심고, 이를 통해 그곳에 살거나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과거와 현재,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운다. 특히, 바르다 감독이 영화의 막바지에 동료 감독인 장 뤽 고다르를 만나려 시도하는 장면은 그녀의 삶과 예술 전반에 대한 응축된 질문을 던지며 깊은 여운을 남긴다.
<바르다가 사랑한 얼굴들> 은 단순히 아름다운 풍경과 얼굴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삶의 유한함 속에서 예술이 어떻게 삶을 풍요롭게 하고 사람들을 연결하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작품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아마도 길을 걷다가 스쳐 지나가는 모든 얼굴에서 저마다의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바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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