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이 올해로 12회를 맞는 대표 연례전 ‘2025 타이틀 매치’로 장영혜중공업과 홍진훤 작가를 초대해 ‘장영혜중공업 vs 홍진훤: 중간지대는 없다’를 오는 14일부터 11월 2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사회가 끊임없이 ‘하나의 공동체’라는 이상을 설파하지만, 현실 속에서는 복잡한 이해관계의 충돌과 분열이 끊이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공동체가 완전히 봉합된 상태보다, 내부의 갈등과 균열 속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불화의 순간에 주목하며, 정치적 행위가 출현하는 조건과 예술이 사회 현상에 개입해 새로운 정치적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한다.
장영혜중공업은 가상의 시나리오와 문학적 발언을 통해 현대 사회의 모순을 드러내고 논쟁을 촉발한다. 반면 홍진훤은 과거 사건을 현재 시점에서 재맥락화하며, 사진 이미지 속에 잠재된 현실 변혁의 힘을 환기한다.
두 작가는 모두 텍스트와 이미지의 미끄러짐·분절·재결합·지연·복구와 같은 과정을 통해 매체가 가진 한계와 가능성을 동시에 실험한다. 또한 단일한 결론 대신, 주제 속에 존재하는 분열과 충돌의 지점을 섬세히 드러내고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관객이 스스로 판단하도록 결론을 유예한다. 이를 통해 개별적 존재의 각성과 비판적 성찰을 이끌어낸다.
제목은 장 자크 루소의 ‘사회계약론’에서 발췌한 문장에서 유래했다. 원문의 “중간 지대는 없다”는 일반의지 개념을 재해석하여, 이번 전시는 사회 구성원이 완전히 합의한 평화로운 상태나 양자택일의 극단 대신, 다수가 불화하는 역동적인 상황에 주목한다.
이러한 시각은 주어진 상황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능력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공동체 내부의 긴장과 갈등을 시각화한 두 작가의 작업은 예술이 질문과 논쟁을 유도하는 공간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관람객은 공동체의 불협화음에서 비롯된 긴장과 잠재적 에너지, 그리고 단순한 선택으로 환원되지 않는 복합적 해석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첫날인 14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는 철학학교 혜윰의 허경 강사가 진행하는 강연 ‘예술, 정치, 민주주의 – 일상을 통한 연결’이 열린다. 이번 강연은 예술과 정치, 민주주의가 우리의 일상 속에서 어떻게 맞물리고 작동하는지를 탐구하며, 관람객이 전시를 통해 경험한 문제의식을 일상적 사유로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강연은 전시와 같은 장소인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다목적홀에서 진행되며, 사전 신청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