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황명열 기자] 서울미술관은 단체 기획전 ‘이끼: 축축하고 그늘진 녹색의 떼’를 오는 6일부터 12월 28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조용히 그러나 깊이 번성하는 이끼의 속성에 주목해, 생존을 넘어선 삶의 방식을 탐구하는 7인의 동시대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끼는 햇빛이 스며들지 않는 축축하고 그늘진 곳에서 집단으로 엉켜 자란다. 화려한 꽃이나 단단한 씨앗 없이, 작은 잎이 줄기를 덮는 단순한 구조를 지녔지만 수분을 머금으며 느리게, 그리고 꾸준히 번성한다. 누군가의 시선이나 손길이 닿지 않는 낮고 어두운 공간에 뿌리내리면서도, 작은 빛에 반응하고 주변 생명과 조화롭게 공존하며 스스로의 생명력을 확장한다.
이번 전시는 이끼의 존재 방식을 단순한 생존의 몸부림이 아닌 균형을 모색하는 ‘느린 혁명’으로 바라본다. 독립적이면서도 긴밀하고, 경쟁이나 확산을 추구하지 않는 ‘녹색의 개척자’로서의 이끼는 저마다의 모습과 의미, 속도로 삶을 추구하는 오늘의 우리를 닮아 있다.
전시에는 권세진, 김찬중, 김태수, 박지수, 이목하, 이연미(Ivory Yeunmi Lee), 토드 홀로벡(Todd Holoubek) 등 7인의 작가가 참여한다. 작가들은 이끼의 생존 방식을 각자의 삶과 작업 세계에 비추어 성찰한 글을 남겼으며, 이는 전시장 내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람객들은 작품과 함께 작가들이 제안하는 삶의 태도와 가치를 함께 경험할 수 있다.
서울미술관은 보다 깊이 있는 감상을 위해 현장에서 무료 오디오 가이드를 제공한다. 또 15인 이상의 단체는 사전 예약을 통해 전문 해설을 들을 수 있는 ‘아트패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더불어 흥선대원군 별서 석파정(石坡亭)과 함께 관람할 수 있으며, 서울미술관 야외 조각전 ‘아로새긴 숲길(Forest Odyssey)’은 오는 31일까지, 기획전 ‘카와시마 코토리: 사란란’은 10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서울미술관 측은 “이끼의 존재 방식은 경쟁보다 공존, 빠름보다 지속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면서 “이번 전시가 관람객에게 작은 응원과 새로운 영감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Copyright ⓒ 문화매거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