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30년쯤 전 이주 노동자 인권 상담소 일을 시작한 초반, 저자가 저질렀던 아찔한 실수로 시작한다. 무심코 “돼지고기가 묻은” 국자로 이슬람교인들에게 배식하려던 김치찌개의 기억. 그로부터 저자는 다양한 문화권에서 온 이주민들의 음식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책에는 저자가 차곡차곡 그러모은 10개국의 집밥이 담겼다. 몸이 으슬으슬할 때 찾게 되는 몽골의 국수 고릴태슐부터 고수를 담뿍 넣은 베트남의 반미, 꼭 케이크 같이 생긴 페루의 카우사러예나… 간단한 레시피까지 실려 있으니, 시도해 봐도 좋을 것. 입맛을 다시면서 읽다 보면 “그저 음식을 엿보고자 했는데, 내가 만난 것은 문화였고 역사였고 사람이었다”란 저자의 말대로, 우리가 나누게 되는 건 단지 집밥만이 아니란 걸 깨닫게 된다.
■ 우리 집에 가서 반미 먹을래?
이란주 지음 | 우리학교 펴냄 | 172쪽 |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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