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손성은 기자] 한·일 간 ‘솅겐 조약식 단일 관광비자’ 제도 도입만으로도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이 최대 184만명 늘고, 관광수입은 18억5000만달러(약 2조5000억원)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최태원)는 29일 발간한 ‘새로운 성장 시리즈(6) 한일 관광협력 경제효과 분석’ 보고서에서 “비자 제도만 완화해도 일자리 4만3000개, 생산유발효과 6조5000억원을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김형종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박사와 공동 작성됐다.
보고서는 “ASEAN 국가들이 국가 간 단일 비자 제도를 협의 중”이라며 “해외 관광객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면 한국과 일본 모두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경제구조의 한계를 넘어 관광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의 1인당 소비지출은 평균 1323.8달러(2024년 기준)로, 식음료·쇼핑(470달러), 숙박(304달러), 문화서비스(160달러), 의료서비스(50달러) 등으로 구성된다. 보고서는 관광산업이 문화·의료 등 서비스업 전반에 파급 효과를 주는 만큼, 협력 규모가 커질수록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대한상의는 한·일 관광산업 협력을 위해 ▲공동 관광상품 개발 ▲한·일 단일 관광비자(솅겐식) 도입 ▲AI 관광 플랫폼 구축 등 3대 방안을 제시했다.
먼저 인접 국가 간 연계 관광 사례(싱가포르-말레이시아, 홍콩-마카오 등)를 참고해 양국 관광공사가 공동 관광상품과 마케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지방도시 중심의 연계상품과 양국 역사·문화유산을 결합한 콘텐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둘째, 비자와 전자여행허가(K-ETA) 등 복잡한 입국 절차는 관광 유치의 걸림돌로 작용한다며 한국 또는 일본 비자를 가진 제3국 국민에 대해 상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는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은 비자 또는 K-ETA 적용 대상 관광객 비중이 40.3%에 달해 단일 비자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AI 기반 관광 플랫폼을 양국이 공동 구축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디지털 결제 통합 ▲금융·교통·문화 서비스 지원 ▲지방 항공노선 및 교통망 확충 등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대한상의는 최근 발간한 ‘새로운 질서, 새로운 성장’ 책자에서도 “관광은 가장 손쉽게 협력할 수 있는 분야”라며 장기적으로 ‘한국 내 일본 빌리지’와 ‘일본 내 한국 빌리지’ 조성 아이디어를 제시한 바 있다. 해당 제안은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日本経済新聞)에도 집중 보도됐다.
신문은 “대한상의는 한·일 양국의 GDP가 6조 달러에 달하는 만큼 비자 절차 간소화를 통해 기술 인재 교류를 활성화하고 통상 리스크에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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