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햇볕이 쏟아지는 강남 한복판의 낮 기온은 연일 33도를 웃돌고, 아스팔트는 발끝까지 열기를 끌어올린다. 길거리 식당 앞 그늘 하나 없는 대기 줄 앞에 서는 일도, 냉방이 부족한 식당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밥을 먹는 일도 이제는 사치처럼 느껴진다. 더위를 피해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 안으로 숨어들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럴 때 찾게 되는 곳이 바로 코엑스다. 삼성역과 봉은사역 사이, 길게 뻗은 실내 공간에는 식사부터 쇼핑, 전시, 영화관까지 모든 게 있다. 무더위 피해서 들어갔다가 아예 식사까지 해결하고 나오게 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점심시간이면 회사원, 관광객, 인근 주민까지 몰려든다. 그만큼 식당도 많고 선택지도 넓다.
하지만 아무 식당이나 들어갈 순 없다. 유난히 재방문율 높은 곳들이 있다. 음식을 먹고 나면 다시 생각나는 곳, 테이블 회전이 빠르면서도 음식 퀄리티가 떨어지지 않는 곳, 무엇보다 시원한 실내에서 편하게 앉아 제대로 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지금 소개할 3곳은 그 조건을 충족하는 식당이다. 즉석떡볶이부터 샥슈카, 정갈한 솥밥 한상까지. 메뉴는 다르지만 모두 코엑스 안에서 여름에 더욱 인기 있는 점심 맛집들이다.
1. 즉석떡볶이의 진수 '사이드쇼'
‘사이드쇼’의 메뉴는 다양하다. 먼저, 차돌 떡볶이는 차돌박이 특유의 기름이 국물에 녹아 감칠맛을 끌어올리고, 우삼겹콩나물 떡볶이는 콩나물 식감 덕분에 해장용으로도 손색없다. 곱창 떡볶이는 쫄깃한 소 곱창이 넉넉히 들어가 묵직한 맛을 만든다. 마니아층이 특히 선호하는 메뉴다.
로제 떡볶이는 부드러운 크림소스에 고춧가루가 더해져 진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맛이 난다. 고소하고 묵직한 맛을 좋아한다면 필수 선택이다. 통오징어 떡볶이는 진짜 통오징어를 통째로 올려내 보는 재미까지 더한다. 맵단짠 국물에 오징어를 잘라 곁들이면 식감도 확 바뀐다.
튀김도 빠질 수 없다. 모둠 튀김은 고구마, 오징어, 김말이, 새우가 골고루 담겨 있고, 통순대튀김은 꽉 찬 순대를 그대로 튀겼다. 바삭한 식감과 쫄깃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떡볶이 마무리는 볶음밥이다. 날치알 치즈볶음밥은 톡톡 터지는 식감과 진한 치즈 풍미가 특징이다. 국물 살짝 남겨 볶아먹으면 고소함이 배가 된다. 버터갈릭감자튀김은 단품보다 떡볶이 국물과 곁들여 먹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
2.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하머스키친'
‘하머스키친’은 샥슈카 맛집으로 유명하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되, 향신료와 오일, 식감 조합으로 입안에서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겉보기에 담백해 보여도 한입 넣는 순간 진한 풍미가 퍼진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샥슈카다. 병아리콩과 토마토, 커민 향신료로 끓여낸 진한 소스에 반숙 계란이 살포시 얹혀 있다. 포카치아를 뜯어 적시면 부드러운 질감과 매콤한 향신료, 고소한 오일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진다. 특히 새우샥슈카는 살이 탱글탱글한 새우가 가득 들어 있고, 국물은 약간 묽은 편이라 볶음밥처럼 비벼 먹어도 좋다. 남은 소스는 포장해가고 싶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보카도샐러드는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구성이 인상적이다. 부드럽게 익은 아보카도와 방울토마토, 로메인, 오일 드레싱이 입안에서 깔끔하게 마무리된다. 아침 공복에 먹어도 부담 없고, 점심으로도 든든하다.
버터치킨커리는 버터와 토마토의 조합이 진하면서도 부드럽다. 닭고기는 수비드처럼 촉촉하고, 커리는 맵지 않지만 후추 향이 은은히 맴돈다. 밥보다 포카치아에 찍어 먹을 때 더 진가가 드러난다.
하리사치킨은 중동식 고추 페이스트를 바르고 구운 메뉴다. 겉은 살짝 눅진하게 구워졌고, 속은 촉촉하다. 레몬과 갈릭을 섞은 소스를 끼얹은 레몬갈릭치킨은 산뜻하고 기름기가 적어 더운 날씨에도 부담 없다.
전체적으로 느끼하거나 짠맛은 없고, 입에 착 감기는 소스 위주로 조리돼 있다. 양은 많지 않지만 재료가 알차고 깊은 맛을 준다. 향신료에 익숙하지 않아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어 입문자용 중동 요리 식당으로도 제격이다.
3. 건강한 한 끼, 솥밥이 먹고싶을 땐 '솥내음'
‘솥내음’은 주문과 동시에 개별 솥에 밥을 짓기 때문에 최소 15분의 조리시간이 필요하지만, 그만큼 갓 지은 밥의 품질이 남다르다. 솥뚜껑을 열면 김이 모락모락 나고, 밥알 하나하나가 쫀득하게 살아있다. 밑반찬은 손이 많이 간 가정식 구성이다. 계절 장아찌류와 무채, 멸치볶음, 계란찜, 된장국이 기본으로 제공된다.
메뉴는 10종이 넘는다. 가장 인기 있는 건 스테이크솥밥과 전복솥밥, 장어솥밥이다. 스테이크솥밥은 두툼한 고깃덩어리가 밥 위에 올려져 있어 비주얼부터 풍성하다. 미디엄 굽기의 스테이크가 간장 베이스 소스와 어우러져 밥에 육즙이 스며든다. 전복솥밥은 부드러운 전복살과 은은한 버터 풍미가 어우러지며, 장어솥밥은 고소함과 달짝지근한 양념이 잘 배어든다.
‘문어솥밥’도 탱글한 문어살이 밥과 잘 어울리며, 감칠맛이 오래 남는다. 이 외에도 닭목살솥밥, 마라삼겹솥밥, 연어장솥밥, 돼지불고기솥밥, 양념꼬막솥밥 등 취향 따라 고를 수 있을 만큼 구성 폭이 넓다. 특히 마라솥밥류는 매운맛 선호층에게 인기다.
밥만 먹기 아쉽다면 전류를 곁들이면 된다. 치즈 감자전과 불고기 치즈 감자전은 막걸리와 함께 곁들이기 좋은 메뉴다. 치즈가 듬뿍 들어가 쫀득한 식감이 강하고, 감자전 특유의 바삭함도 살아 있다. 막걸리 한 사발을 곁들이면 더운 여름, 속도 풀리고 기분도 풀린다.
방문 시 유의사항
1. 사이드쇼 코엑스점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7길 22 지하1층 Q124호
-영업 시간: 평일 AM 11:00~PM 9:50
2. 하머스키친
-위치: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521 파르나스몰 지하 1층 F-26호
-영업 시간: AM 11:00~PM 10:00
3. 솥내음 스타필드 코엑스몰점
-위치: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513 지하1층 O-107호 라운지
-영업 시간: AM 10:30~PM 10:00, 브레이크타임 PM 3:00~PM 4:00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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