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원 칼럼] AI는 전통 회화를 어떻게 분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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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원 칼럼] AI는 전통 회화를 어떻게 분석할까?

문화매거진 2025-07-25 12:01:47 신고

▲ 제13회 전국 미술전람회 작품(중국)
▲ 제13회 전국 미술전람회 작품(중국)


[문화매거진=정규원 작가] AI가 예술작품을 해석한다는 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놀랍게도 전통 회화에서도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국가급 미술전시회 작품들을 분석해 기계가 그림에서 감정을 찾아내도록 하는 연구가 진행됐다. 이 연구는 수묵화나 풍경화와 같은 전통 회화에 담긴 정서를 컴퓨터가 얼마나 잘 이해할 수 있는지를 실험한 것이다.

연구원들은 먼저 그림을 분석하는 AI에게 수천 장의 전통 회화를 보여주며 ‘이 그림은 어떤 감정을 담고 있는가’를 학습시켰다. 슬픔, 평온함, 활기참 같은 감정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후 AI가 감정과 관계있는 색감, 구도, 선의 굵기 등의 시각적인 특징들을 스스로 판단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필요 없는 정보는 걸러내고, 감정을 더 잘 판단할 수 있는 요소만 남겨 분석하는 방식으로 정교하게 조정했다.

그 결과, AI는 전통 회화 속 감정을 90% 이상 정확하게 맞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학습에 걸리는 시간도 빠르고, 그림이 많아질수록 정답에 가까워지는 정도가 더 높아졌다. 이 결과는 기존의 기술보다 뚜렷하게 향상된 성능을 보여주며, 그림을 감정별로 분류하는 데 있어 기계가 꽤 유의미한 결과를 가져다주는 것을 보여준다.

흥미로운 점은 이 기술이 단순히 정확도 높은 분석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통 예술은 눈에 보이는 것만큼이나 그 안에 담긴 분위기와 상징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번 연구는 그런 복잡한 정서까지 어느 정도 잡아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물론, 기계가 정말 감정을 ‘이해’한다고 보긴 어렵다. 감정은 원래 사람마다 느끼는 방식도 다르고,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것이니까.

▲ 제13회 전국 미술전람회 작품(중국)
▲ 제13회 전국 미술전람회 작품(중국)


그렇다고 해도 이 연구는 예술과 AI 두 분야 모두에서 꽤 큰 의미를 가진다. 예술을 오로지 사람만 이해할 수 있다고 여겼던 고정관념을 조금 깬 셈이다. AI가 예술작품을 보고 감정을 짐작하고, 또 설명까지 할 수 있게 되었다면 앞으로는 감정 분석이 창작자나 감상자에게 새로운 영감을 주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기술이 감정과 예술의 세계에 점점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는 건 확실하다.

이런 기술은 더 다양한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감정 분석 AI가 관람객의 감정 반응을 바탕으로 작품을 추천하거나, 그림을 감상하는 동안 그 속에 담긴 정서를 쉽게 풀어 설명해줄 수 있다. 예술을 더 많은 사람이 친근하게 느끼고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더 많은 사람에게 예술이라는, 때론 높게 느껴질 수 있는 장벽을 조금이나마 낮춰주는 실마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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