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에는 끝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은 그 끝을 두려워하기 마련이다. 노화는 늦춰야 할 것,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같은 맥락에서 직업적 삶의 끝과 노화를 걱정하는 이들도 많다. 예컨대 한창 전성기를 누리던 아티스트들이 “나는 이제 한물갔다”며 자조하는 경우. 제프 다이어는 작가로서 말년에 접어들면서 다른 예술가들의 말년을 조명한다. 음악과 회화, 사진, 문학 등 분야를 넘나들며 베토벤과 밥 딜런, 조르조 데 키리코, 윌리엄 터너, 니체 등 천재들의 꺼져가는 빛, 그 빛이 내뿜는 신비한 힘을 보여준다. 한 사람의 예술가가 켜켜이 쌓아온 시간들이 화학 작용하여 만들어내는 독창적인 아름다움. 은퇴를 앞둔 제프 다이어가 자신의 ‘나이듦’을 고백하며 완성되는 에세이와 함께 독자도 삶에 대한 사유의 지평을 넓혀볼 수 있을 것이다.
■ 라스트 데이즈
제프 다이어 지음 | 서민아 옮김 | 을유문화사 펴냄 | 468쪽 | 23,000원
Copyright ⓒ 독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