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이번 여름 이적시장을 분주하게 보낸 건 같지만, 11위 수원FC와 12위 대구FC가 마주한 상황은 사뭇 다르다.
수원FC는 7월 휴식기 이후 2경기에서 연달아 화력을 뿜어냈다. 18일 광주FC와 홈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둔 뒤 22일 포항스틸러스와 원정에서는 5-1로 대승을 만끽했다. 에이스 안데르손이 FC서울로 떠났음에도 그 공백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경기력이다.
즉시전력감 선수를 잇달아 영입한 게 주효했다. 수원FC는 올여름 안현범, 한찬희, 이시영, 윌리안, 김경민, 안드리고를 차례로 품에 안았다. 해당 선수들은 모두 팀에서 출전시간이 줄었지만, 실전 감각만 올라오면 1인분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서울에서 전력 외로 취급받았던 윌리안은 2경기 3골로 날아올랐고, 전북현대에서 준수한 활약에도 거스 포옛 체제에서 밀려났던 안드리고도 2경기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6명의 선수들은 해당 2경기에서 적어도 1번은 선발로 나서 제 몫을 다했다.
반면 대구는 끝모를 부진에 빠졌다. 7월 휴식기에 치른 울산HD와 2-2 무승부를 거둔 건 성과였지만, 18일 김천상무에 2-3으로 역전패한 뒤 22일 FC안양에 0-4로 대패했다. 김병수 감독 부임 후 리그 7경기에서 3무 4패로 승리가 없고,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12경기 4무 8패 무승이다.
대구도 즉시전력감을 상정하고 선수 6명을 영입했다. 제주SK에서 김주공을 시작으로 정현철, 홍정운, 카를로스, 지오바니, 우주성을 차례로 데려왔다. 수원FC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의문부호가 있는 선수들이 몇 있었다는 점이다. 김주공, 홍정운, 우주성은 리그에서 꾸준한 출장 혹은 대구와 익숙한 선수라는 점에서 팀에 빠르게 녹아들 게 기대됐다. 반면 정현철은 반년 동안 소속팀이 없어 실전 감각이 저하된 상태였고, 카를로스와 지오바니는 K리그 경험이 없어 선수들이 적응기 없는 활약을 펼치길 바라야 했다.
대구는 영입생들이 왔음에도 뚜렷한 반등을 해내지 못했다. 상기했듯 김주공, 홍정운, 우주성은 1인분 이상의 활약을 했고, 정현철도 미드필더에서 준수한 모습으로 우려를 불식시켰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들은 아직까지 온전한 경기력을 펼치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그나마 수비 안정에 도움을 주던 홍정운이 지난 김천전 광대뼈 부상으로 수술까지 하면서 장기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두 팀은 이번 시즌 초중반 잔류 경쟁을 펼칠 때도 상반된 평가를 받아왔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수원FC는 계속되는 패배에도 ‘강등될 경기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상위권인 김천이나 대전하나시티즌을 잡아내거나 전북을 상대로 2골을 먼저 뽑아내는 등 저력을 발휘한 경기도 있었다. 올여름 착실한 보강을 통해 에이스 안데르손에게 몰렸던 무게감을 분산시키는 데 성공하며 본격적으로 날개를 단 모양새다.
반면 대구는 이번 시즌 개막 첫 3경기에서 세징야와 라마스 공존으로 호평을 받았던 걸 제외하면 경기력이 좋았던 적이 거의 없다. 박창현 감독을 경질한 뒤 신중을 기하다가 서동원 감독 대행 체제가 지나치게 길어진 것도 악재였다. 김병수 감독은 분명 능력이 있지만, 전술을 녹이는 기간이 길다는 점에서 당장 성적이 필요한 팀과는 맞지 않는다는 여론이 있었다. 이번 대구에서도 방향성을 제시하는 이상의 경기력을 보인 경우는 드물었다.
결과적으로는 같은 6명 영입이지만, 그 결과는 상반됐다. 수원FC는 적재적소에 K리그 적응이 필요 없는 선수들을 영입해 반등의 서막을 열었다. 반면 대구는 상대적으로 영입에 아쉬움이 있었고, 기존 선수들의 경기력도 올라오지 않으면서 끝모를 부진을 겪고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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