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 고위 간부 윤모 씨가 건진법사 전성배 씨에게 “통일교 청년조직을 활용해 김건희 여사를 위한 ‘별동부대’를 만들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YTN 인수, 캄보디아 ODA(공적개발원조) 사업 수주 등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는 윤 씨가 김 여사와 관련된 여론전에 통일교 조직을 동원하려 했다는 정황이 특검 수사를 통해 확인됐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22일자 경향신문 단독 보도에 따르면 윤 씨는 2022년 8월쯤 전 씨와 통일교 내부에서 국민의힘 당원 양성과 관련된 대화를 나누던 중 “우리 청년조직을 활용해서 (김) 여사님의 별똥부대(별동부대)를 만들라”고 말했다.
이후 이들은 정치 현안에 대해 논의하면서 같은 취지의 대화를 여러 차례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화 내용은 전 씨의 휴대전화 포렌식 자료에서 확인됐고, 해당 자료는 서울남부지검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팀으로 이관됐다.
같은 해 말 윤 씨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이 언론에 보도되자 여론 악화를 우려해 전 씨와 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윤 씨는 “V(윤석열 전 대통령)는 물론 여사님에 대한 평판이 너무 안 좋다”며 “전면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씨는 “여사님이 요즘 멘탈(멘털)이 무너져서 힘들어한다”며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고 얘기했다”고 말한 기록도 남아 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매체에 따르면 윤 씨가 언급한 ‘청년조직’은 세계평화청년학생연합(YSP)으로 추정된다. 윤 씨는 문선명 전 통일교 총재 사망 후 한학자 총재에게 ‘미래세대 양성’을 약속하며 신임을 얻었고, YSP를 강화하는 사업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YSP는 청년 교육 단체로, 수천 명의 청년이 이곳을 거쳐 간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YSP 외에도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였던 한 의원과 함께 청년·노인·시민단체를 조직화하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윤 씨와 전 씨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통일교 교인들을 단체로 입당시킨 정황도 확보해 수사 중이다. 윤 씨가 2022년 11월 전 씨에게 “윤심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며 전당대회 인원 동원 계획을 묻자 전 씨는 “만 명 이상. 권리당원, 3개월 이상 당비 납부”라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경향신문은 전했다.
김건희 여사 / 뉴스1
통일교는 2022년 대선 당시에도 윤 전 대통령을 조직적으로 지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학자 총재는 2022년 3월 2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통일교 간부 120여 명과 회동하며 윤 후보를 지지하자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같은 시기 통일교 교단은 “2번 윤석열을 지목한 천심이 따르는 민심이 되자”는 메시지를 교인들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한 총재는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천정궁과 천원궁 등을 압수수색한 것에 대해 공개 반발했다. JTBC 전날 보도에 따르면 한 총재는 지난 20일 신도 1000여 명 앞에서 “한 사람의 배신으로 말미암아 우리나라 특검이 하늘을 모독했다”며 “이 특검은 공개석상에서 잘못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참부모들을 너무 가볍게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통일교가 교단 내부 문제 해결을 위해 윤석열 정권에 조직적으로 로비했다고 보고 있다. 특검이 확보한 통일교 행사 발표자료에는 “대선에서 하늘 뜻 받드는 인물 당선돼야 한다”, “말로만 평등을 얘기하는 공산당은 안 된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일부 교회에선 “하늘님께서 2번 윤석열 후보 선택하셨다”는 단체 문자까지 돌았다고 JTBC는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윤 씨가 “도움을 받으면 주고, 굉장한 조직의 도움을 받았다고 (윤 전 대통령이) 착각하게 만드는 게 제 전략입니다”라고 말한 녹취도 존재한다. 그는 또 “어머님의 성심이 천심을 움직여서 민심을 움직인 거지”라며 한 총재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통일교 측은 2022년 4~7월 김건희 여사에게 그라프 다이아 목걸이, 샤넬백 2개 등 고가의 선물을 전달한 뒤 건진법사를 통해 통일교의 현안들을 청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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