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와 레알마드리드의 재계약 협상이 그리 순탄치 않다.
스페인 일간지 ‘AS’에 따르면 지난 2월 시작된 재계약 협상이 현재 교착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는 비니시우스가 금방이라도 연장 계약에 합의할 것처럼 말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개다. 올해 초 재계약 협상이 시작됐다는 소식에 현지 기자가 관련 질문을 던지자, 비니시우스는 “곧 마무리되길 바란다. 신의 뜻이라면 협상이 며칠 안에 끝날 것이고 나는 레알에 오래 머무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협상은 제대로 진전된 적이 없었다. 구단이 비니시우스의 대리인에게 원하는 연봉을 문의했고, 비니시우스 측이 원하는 액수를 부른 것이 당시 대화의 전부였다.
레알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현재 계약은 2027년 6월까지다. 앞으로 2년 남았다. 스타 선수의 재계약 협상은 현 계약이 만료되기 18개월 전까지는 완료하는 게 보통이다. 만약 이를 넘어 계약 만료 1년 전이 되면 구단 측이 협상에서 크게 불리해진다. 선수가 언제든 자유계약 대상자(FA)가 되어 떠날 가능성이 생긴다.
레알은 세계 최강팀이기 때문에 보유한 선수가 FA로 떠날 거라는 우려는 비교적 적은 팀이다. 그러나 비니시우스에게는 사우디아라비아라는 행선지가 있다. 최근 보도된 사우디 구단들의 비니시우스 영입 시도는 구체적인 협상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하지만 계약기간이 1년 남거나 아예 FA가 될 가능성이 보인다면 레알도 보이지 않는 사우디 구단과 경쟁하며 연봉을 불러야 한다.
재계약이 생각만큼 빠르게 되지 않은 이유는 비니시우스가 부른 연봉 액수가 크기 때문이다. 비니시우스는 세후 연봉 2,000만 유로(약 323억 원)를 요구했다. 이는 기존 연봉에서 500만 유로(약 81억 원) 인상이기 때문에 인상폭으로 보면 그리 엄청난 건 아니다. 비니시우스는 지난 2022년 재계약을 맺을 때 충분한 인상으로 활약을 보상 받았다. 2022년 당시 계약 내용은 5년간 세후 총액 7,500만 유로(약 1,213억 원)로, 평균 연봉으로 치면 1,500만 유로 수준이었다. 첫해 1,000만 유로(약 162억 원)로 시작해 마지막 해 1,800만 유로(약 291억 원)까지 오르는 방식이며 보너스 조항도 있었다.
레알 입장에서 중요한 건 지출의 액수가 아니다. 비니시우스에게 연봉을 좀 올려주는 것 정도는 충분히 가능한 선수단 운영비를 갖고 있다. 문제는 팀내 최고 스타가 누구냐는 상징성이다. 지난해 영입한 킬리안 음바페가 세후 연봉 1,500만 유로를 받고 있는데, 비니시우스가 이를 넘어서면 일종의 자존심 싸움처럼 될 수도 있다.
그래서 레알은 내심 음바페가 ‘사실 내 연봉은 1,500만 유로가 아니다’라고 생각해주길 바라고 있다. 음바페 영입 당시 계약금으로 4,000만 유로(약 647억 원)를 줬는데, 이를 5년간 연봉 총액에 포함시켜 계산한다면 연간 평균 800만 유로(약 129억 원)를 더 준 셈이다. 즉 각 시즌 연봉이 아니라 5년간 총액으로 본다면 음바페가 더 높다는 점을 들어 ‘연봉체계에서 음바페 1등을 깬 건 아니다’라는 것이 레알의 입장인 셈이다.
이를 음바페 측이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계약기간이 많이 남았는데도 당장 재계약을 요구하며 비니시우스보다 더 올려달라고 하는 모습도 충분히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축구계의 연봉 지급 방식이 과거와 달리 복잡해지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측면도 있다. 과거에는 계약금 개념이 희박했고, 해가 갈수록 오르는 연봉 계약 방식도 거의 없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마치 미국 프로스포츠처럼 매년 달라지는 방식의 연봉계약이 흔하다. 이럴 경우 시즌당 연봉이 아니라 미국 스포츠처럼 'X년 계약 총액'으로 계산하는 게 좀 더 직관적일 수도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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