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거스 포옛 감독이 신묘한 용병술로 다시금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이승우를 비롯한 벤치 멤버들의 경기력 향상이 눈에 띈다.
지난 1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를 치른 전북현대가 포항스틸러스에 3-2로 승리했다. 전북은 승점 48점으로 리그 2위 대전하나시티즌(승점 36)과 12점 차 압도적 1위를 질주했다.
이날 전북은 포항을 상대로 전반에 고전했다. 포옛 감독은 변함없이 4-1-2-3 대형을 들고 나왔는데, 포항 박태하 감독이 수비 상황에서 3-4-1-2 전형을 활용해 전북 공격을 틀어막았다. 제공권과 힘이 좋은 콤파뇨는 전민광이 대인수비로 틀어막았고, 양 윙어 송민규와 전진우도 스리백 스토퍼로 나선 신광훈과 이동희가 적극적으로 마크했다. 후방 빌드업 중심으로 기능하는 수비형 미드필더 박진섭은 스트라이커인 이호재가 밑으로 내려와 들러붙었다. 전북은 한두 차례 기회를 제외하고 별다른 힘을 쓰지 못했고, 홍윤상과 이호재에게 연달아 실점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후반 들어 포옛 감독이 용병술을 펼쳐 경기 흐름을 뒤집었다. 우선 후반 시작과 함께 콤파뇨 대신 티아고를 넣어 최전방에 변화를 줬다. 콤파뇨와 비슷한 제공권이면서 보다 유연한 움직임을 갖춘 티아고가 들어가자 포항 수비에 서서히 균열이 갔다. 포항이 전반에 체력을 쏟아 후반에 긴장도가 내려간 것도 전북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후반 17분에는 송민규와 김진규 대신 이승우와 이영재를 투입했다. 특히 이승우 투입은 경기 판도를 바꿔놓았다. 송민규보다 중앙지향적이고 변수 창출을 잘하는 이승우는 미드필드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포항의 강력한 대인수비에서 영리하게 빠져나왔다. 첫 번째 득점 장면이 이승우의 진가를 말해준다. 이승우는 중원에서 강상윤에게 패스를 건넨 뒤 침투하며 포항 수비를 완전히 뚫어냈고, 티아고가 내준 공을 받아 홍성민 골키퍼를 넘기는 깔끔한 칩샷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포옛 감독은 후반 32분 다시 한번 마법을 부렸다. 강상윤 대신 권창훈을 넣는 교체를 감행했다. 권창훈은 강상윤처럼 기동력을 앞세운 플레이 대신 왼발 킥을 활용해 페널티박스로 공을 투입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다. 이를 통해 후반 35분에는 티아고의 동점골을 이끌어냈고, 후반 추가시간 3분에는 이호재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크로스로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이번 시즌 포옛 감독은 확실한 플랜A에 더해 용병술에서도 강점을 발휘한다. 물론 이승우, 티아고, 권창훈, 이영재 등 웬만한 K리그1 주전급 선수들을 후보로 기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하지만 이 선수들이 지난 시즌에는 전북에서 하나같이 부진했음을 감안할 때 포옛 감독의 역량이 분명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포옛 감독의 주 전술이 파훼되는 빈도가 늘어난 만큼 앞으로 후보 선수들의 활약이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특히 K리그 최고의 ‘게임 체인저’로 이름난 이승우와 한때 국가대표 주전이었던 권창훈, 2022년과 2023년 K리그 최다 득점에 빛나는 티아고까지 지금 경기력을 유지한다면 전북이 리그 18경기 무패 기록을 더욱 오랜 기간 가져갈 수 있을 것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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