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최근 배포한 2025 여름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가 사용자들 사이에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CEO가 오랜 기간 예고해온 AI 챗봇 ‘그록(Grok)’의 차량 내 탑재가 사실상 ‘미완성’ 상태로 도입되면서 비판 여론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록은 테슬라 차량과 상호작용하는 지능형 비서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단순히 휴대폰 앱을 차량 스크린에 미러링 하는 수준에 그쳤다. 차량의 기능을 제어하거나 주행 중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기능은 빠져 있어, 기존 음성명령 시스템을 대체하는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친다. 차량 내에서 가능한 기능은 휴대폰 앱으로 이미 할 수 있는 것들이며, 실제로 차량 내 시스템과의 연동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록 기능은 현재 미국에서만 제공되며, 지원 기기도 AMD 라이젠 칩셋 기반 모델에 한정된다. 테슬라는 업데이트 공지 내용을 다국어로 번역해 제공하고 있지만, 이는 기존에도 해왔던 표준 절차 수준으로, 실질적으로 모든 지역에 해당 기능이 제공되는 것 역시 아니다. 이전에도 완전 자율주행(FSD) 기능이 북미와 중국에만 제한적으로 도입된 바 있다.
이번 여름 업데이트에는 그록 외에도 몇 가지 추가 기능이 포함됐다. 우선 앰비언트 라이트를 탑재한 차량은 음악에 맞춰 조명이 반응하거나 앨범 아트 색상과 조화를 이루도록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센트리 모드 활성 시 조명이 은은하게 깜빡이는 효과도 연출된다. 오디오 기능에서는 사용자 설정 이퀄라이저를 저장하는 기능이 생겼고, 설정 메뉴도 차량 제어 메뉴 내 ‘오디오’ 탭으로 옮겨졌다.
내비게이션에서는 충전소 관련 정보가 한층 강화됐다. 새로운 업데이트를 통해 해당 충전소가 유료 주차인지, 발렛 서비스가 필요한지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으며, 도착 시 제공되는 안내 메시지를 통해 접근 코드, 주차 제한, 건물 층수, 화장실 이용 가능 여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는 지도 내 해당 충전소의 상세 화면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주요 경쟁 전기차 브랜드들이 이미 차량 기능과 연동된 고성능 AI 비서를 제공하고 있는 가운데, 테슬라의 이번 그록 통합은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시장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신차들이 챗 GPT 기반 또는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을 활용해 차량과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는 기능을 제공하는 데 비해, 테슬라는 아직도 기술 완성도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한 모습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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