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특별기고>손욱 (전 산성종합기술원장, 삼성인력개발원사장, 농심회장)
‘사랑받는 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마지막 기회
지금 우리는 격랑의 시대에 살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격류, ESG 경영의 도도한 물결, MZ세대의 가치관 대변화, 그리고 코로나19 이후의 사회적 재편까지. 시대적 대전환은 이미 시작되었고, 기업들에게는 그야말로 ‘위기의 연속’이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 지금이야말로 기업이 '사랑받는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메시지는 강력하다.
“사랑받는 기업만이 지속 성장하고 초일류 기업이 될 수 있다.”
삼성의 선대 회장 이건희는 경영철학의 핵심으로 ‘창조, 품격, 상생’을 강조했다. 특히 ‘사랑받는 기업’이라는 표현은 단순한 사회적 호감도를 넘어, 기업의 존재 이유이자 지속가능성의 조건으로 자리 잡았다.
사랑받으려면 먼저 사랑을 나눌 줄 알아야 한다. 그 사랑은 나라사랑, 국민사랑, 이웃사랑, 고객사랑, 조직원사랑으로 구체화된다. 이러한 ‘사랑의 실천’이야말로 기업 윤리의 근본이며, 선진 조직문화의 토대다.
젊은이들이 등 돌리기 전에
“낙망은 청년의 죽음이요, 청년이 죽으면 민족이 죽는다.”
도산 안창호 선생의 이 말은 지금 더욱 절실하다. MZ세대의 불만은 더 이상 사소한 문제로 치부할 수 없다. 최근 SK하이닉스의 성과급 논란, 삼성 내부 게시판의 ‘청원’, 파격적인 임금 인상 등은 단편적인 해법이 아닌 조직문화 전반의 대전환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는 시대다. 더 많이 갖는 것보다, 더 많이 공감받고, 더 많이 존중받고 싶은 시대다. 이 시대의 조직은 단지 일하는 공간이 아니라, 존재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삶의 무대가 되어야 한다.
조직문화가 기업의 운명을 바꾼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는 소위 ‘삼성헌법’이라 불리는 삼성의 기업 윤리관이다. 그 핵심은 인간미, 도덕성, 예의범절, 에티켓 등 네가지로 요약된다.. 인간미는 이웃사랑과 나눔이 행복한 조직문화의 뿌리라는 생각을 담았다. 도덕성은 정직이 신뢰문화의 기반이며, 사회적 자본의 원천이라는 개념이다. 예의범절과 에티켓은 법을 지키는 수준을 넘어 타인을 배려하는 문화가 선진사회의 척도라는 뜻을 강조한다. 여기에 하나를 더 부가하자면 새마음 정신문화다. 앞의 가치들을 체질화하여 조직의 영혼으로 삼는 것이다.
새로운 삼성, 새로운 대한민국
생각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 조직문화가 바뀌면 기업의 운명이 바뀌고, 삼성의 문화가 바뀌면 대한민국의 미래도 바뀔 수 있다. 이를 위해 제안하는 세 가지 실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삼성헌법’을 습관화하고 체질화하여, 새마음 정신문화로 정착시킨다. 둘째 삼성 사원은 새마음 정신에 적합한 인성과 소양을 갖춘다. 셋째 삼성과 협력하는 모든 기업은 이 새마음 정신 실천을 기본 요건으로 한다.
위대한 기업으로 가는 길
“삼성은 신경영을 통해 4개의 S – Study(학습), Service(봉사), Sense(감각), Speed(속도)를 갖췄다. 여기에 또 하나의 S인 Share(공유), 즉 국민과 부를 나누는 철학을 더하면, 세계적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이 될 수 있다.” 이는 일본의 이와쿠니 데쓴도 전 이와쿠니시 시장이 남긴 제언이다. 한국 기업, 그 중에서도 삼성처럼 세계적인 영향력을 가진 기업이 공존과 공영의 철학을 실현할 수 있다면, 그것은 곧 대한민국 전체의 품격을 높이는 일이다.
모두가 같은 꿈을 꿀 때, 그 꿈은 현실이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받는 기업이 되겠다는 공동의 꿈이며,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변화의 실천이다. 삼성인들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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