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깊어지면서 강한 햇볕이 거리를 내리쬔다. 외출할 때마다 피부를 지키기 위해 챙기는 첫 번째 아이템이 선크림이다. 하지만 선크림을 고를 때 숫자만 보고 선택하거나, 아침에 한 번만 바르고 하루 종일 방심하는 경우가 많다. 선크림은 그냥 바른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제대로 고르고, 충분히 바르고, 자주 덧발라야 한다. 여름철 피부 보호를 위한 선크림 사용법과 작은 팁들을 알아본다.
SPF와 PA, 무조건 높은 게 답이 아니다
선크림을 고르기 위해서는 용기에 적혀 있는 'SPF'와 'PA' 지수를 고려해야 한다. SPF는 자외선B를 차단하는 정도를 나타낸다. SPF 30은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가 붉어지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약 30배 늦춰주고, SPF 50은 50배 늦춘다. 숫자가 높을수록 차단력이 강해 보이지만, 그만큼 피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PA는 자외선A 차단력을 나타내며, 플러스 기호가 많을수록 효과가 높다. PA+부터 PA++++까지 있으며, + 하나당 2~4배의 차단 효과가 있다. 자외선A는 피부 깊숙이 침투해 주름과 기미를 만들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SPF와 PA가 무조건 높다고 좋은 건 아니다. 실내 생활이 많거나 잠깐 외출할 때는 SPF 30, PA++ 정도면 충분하다. 등산이나 바닷가처럼 장시간 강한 햇볕 아래에 있을 땐 SPF 50, PA+++ 이상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무턱대고 높은 지수의 제품을 매일 쓰면 오히려 피부가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생활 습관과 환경에 맞춰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한 번으로는 부족하다… 덧바르기와 양이 핵심
선크림을 아침에 한 번 바르면 하루 종일 지속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자외선 차단 효과는 땀, 피지, 마찰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 일반적으로는 2-3시간 간격으로 덧바르는 것이 좋다. 방수 기능이 있는 제품이라도 물놀이나 운동을 한 후에는 다시 바르는 것이 좋다.
바르는 양도 중요하다. 얼굴 기준으로는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충분한 양을 발라야 제품에 적힌 차단 지수를 얻을 수 있다. 양이 적으면 SPF와 PA 지수가 무의미해질 만큼 효과가 떨어진다. 넓은 부위에는 고르게 펴 바르고, 콧등과 광대, 이마 같이 자외선이 닿기 쉬운 부위는 한 번 더 덧바르면 좋다.
이미 화장한 상태에서 덧바르기 어려울 때는 '선스틱'이나 '선파우더'를 활용하면 편리하다. 휴대하기도 좋고, 위에 덧발라도 밀리거나 번들거림이 적어 실용적이다.
피부 유형과 성분에 따라 제품을 골라야 한다
하나의 선크림이 모두에게 동일한 효과를 주진 않는다. 각자의 피부 특성이 다르므로 자신에게 맞는 제형과 성분을 따져봐야 한다. 지성 피부라면 유분이 적고 산뜻하게 마무리되는 젤이나 액체형이 적당하다. 유분이 많은 크림을 쓰면 화장이 밀리거나 모공을 막아 피부가 상하기 쉽다. 건성 피부는 보습 성분이 들어 있고 크림형인 제품이 좋다.
민감한 피부라면 화학 필터가 없는 무기자차 제품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무기자차는 피부 표면에서 자외선을 반사하는 방식으로 작동해 자극이 적다. 성분표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옥시벤존, 파라벤, 향료, 알코올 등이 포함된 제품은 민감성 피부를 자극할 수 있다. 특히 '하이포알러제닉' 표기가 있으면 알레르기를 덜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어린이나 임산부라면 저자극 테스트를 거친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백탁'과 '톤업'의 차이도 알아두면 좋다. 물리적 차단제는 발랐을 때 하얗게 남는 '백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도 하얗게 남는다면 백탁이고, 자연스럽게 피부색을 밝게 보정해 주는 게 톤업이다. 최근에는 백탁 없이 자연스럽게 발리는 무기자차 제품도 많아졌다.
유통기한과 보관법도 놓치면 안 된다
선크림도 화장품이기 때문에 유통기한이 있다. 개봉 후 12개월 안에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오래된 제품은 성분이 변해 차단 효과가 떨어지고, 피부에 자극을 줄 수도 있다. 사용기한이 지났거나 냄새, 제형이 변한 제품은 바로 버려야 한다.
보관 방법도 중요하다. 여름철 차 안처럼 온도가 높은 곳에 두면 제품이 쉽게 변질된다. 직사광선이 드는 화장대 위도 좋지 않다. 되도록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 성분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한다. 튜브형 제품은 여닫을 때 공기와 닿으면서 세균이 번식할 수 있으니,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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