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기자간담회는 물론 증권거래소 임직원들과의 간담회, 문화예술인 초청 행사, 전국 시장·군수·구청장들과의 오찬 등 직능·지역·계층을 가리지 않고 연쇄적인 소통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그 자리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다름 아닌 대통령 말투다.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6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 간담회였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첫 질문자로 나선 현업의 일선 과장이 질문을 하며 “긴장된다”고 말하자, “편하게 해요. 형이다 생각하고요”라고 말하며 독려했다. 금융권 인사들과의 자리에서 나온 이 표현은 이례적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또 지난달 30일 열린 문화예술인 초청 간담회에서는 ‘폭싹 속았수다’를 보며 울었다고 밝히며 “갱년기라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는 말을 꺼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감정의 기복을 솔직히 드러낸 화법은 대통령으로서는 파격적인 접근이다.
지난달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린 ‘광주 시민·전남 도민 타운홀 미팅’ 행사에서도 김산 무안 군수에게 “앉아서 하세요. 앉아서 하는 게 싫으면 엎드려서 하시라”라고 말해 다시 한 번 화제가 됐다. 행정 최일선에 있는 기초자치단체장들과의 이 자리는 다분히 권위적일 수 있는 형식이었지만, 이 대통령은 오히려 상대의 경직을 풀고 말문을 트이게 하려는 데 집중했다. 대통령 발언에 지자체장들은 격의 없는 분위기 속에 지역 현안을 털어놓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 같은 화법은 단순한 말투의 변화가 아니다. 여권 관계자는 “그간 가려져 있던 것이지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에도 아이스 브레이킹에 능했다”면서 “일방적으로 통보하거나 설명하는 방식보다 먼저 분위기를 누그러뜨려서 상호 교감을 끌어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이 먼저 감정을 나누고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는 방식은 기존 권위적 리더십과 확연히 다르다는 분석이다.
정치권도 이 대통령의 화법에 주목하고 있다. 최요한 시사평론가는 “대통령부터 격식을 갖춘 수직적 리더십보다 농담을 섞어가며 회의를 이끄는 화법은 소통을 이끌어 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대통령 혼자만 해서 될 것은 아니고 대통령실 전체가 긴장을 풀어주고 하는 문화를 형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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