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서울 도심에 급증한 러브버그·빈대 등 유행성 도시해충에 시민 불편이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의 체계적 방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연구원은 지난 4월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를 살펴보면 최근 몇 년 사이 러브버그(붉은등우단털파리), 동양하루살이, 빈대 등 기존 생태계에서 벗어난 곤충이 도심 내 대량 발생하고 있다.
이 같은 곤충들은 위생해충으로 분류되진 않지만 시야 방해, 상업시설 피해 등을 일으켜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특히 유행 시기에는 수도권을 중심으로 민원이 폭증해 지자체 담당자들은 기존 업무가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과 2023년 여름에는 서울 은평구에서만 약 3000건 이상의 민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빈대, 러브버그와 같이 최근 도시에서 이상증식 현상을 보인 해충을 통칭하는 용어가 없어 ‘유행성 도시해충’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서울시에서는 유행성 도시해충으로 알려진 러브버그를 이로운 곤충으로 알려왔다. 꿀이나 수액을 섭취해 식물의 수분을 돕고 질병을 옮기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울시연구원이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러브버그를 익충으로 인식한 응답자가 전체 중 27%에 그쳤다.
또한 서울 시민들 중 86%는 이로운 곤충이라도 대량 발생 시 피해를 끼치면 해충으로 본다고 응답했다. 서울시연구원은 이들 중 실제로 지자체에 방역 요청 경험이 있는 시민은 전체 중 약 10%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짚으며 민원 건수보다 실제 불편을 겪는 시민 수가 더 많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처럼 불편을 호소하는 서울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유행성 도시해충에 대한 서울시의 해충 관리가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연구원은 유행성 도시해충이 발생한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은 만큼 질병 매개 곤충의 관리만 부분적으로 이뤄지고 있을 뿐 해충 관리가 중점인 근거 법령이 부재하다고 짚으며, 국외에서 사용되는 통합해충관리 시스템을 서울시에 맞춰 통합해충관리 시스템으로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통합해충관리 시스템은 ▲관리대상 해충의 범위를 유행성 도시해충으로 확장 지정 ▲예방 중심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하는 비화학적 방제 우선 원칙 ▲체계적인 교육 및 홍보 구축 등으로 이뤄져 있다.
보고서는 “서울시의 해충 발생은 인접 지자체에 영향을 미치거나 인접 지자체에서 발생한 해충이 서울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광역적 대응을 위한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자치구별 해충 발생 정보와 방제 계획을 공유하며 인접 지자체와 공동 대응을 위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환경 관련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7월 중순이면 개체수가 급감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립생물자연관연구원은 지난 1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러브버그 성충은 일주일 정도 살며 보통 장마가 사그라들 때쯤 개체 수가 많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