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탈락했지만 호평 받았다. 필리페 루이스 플라멩구 감독이 유럽 강호 바이에른뮌헨을 상대로 좋은 경기력을 보이며 클럽 월드컵에서 역량을 재확인했다.
30일(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하드록 스타디움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16강전을 치른 바이에른뮌헨(독일)이 플라멩구(브라질)에 4-2로 승리했다. 8강에 오른 바이에른은 파리생제르맹(PSG, 프랑스)과 빅 매치를 벌이게 됐다.
승패는 전략이나 팀 완성도가 아닌 결정력과 행운에서 갈렸다. 이날 플라멩구는 점유율 51%, 슛 횟수 12회 대 8회, 기대득점(xG) 1.37 대 0.91로 세부 지표에서 거의 밀리지 않았다.
바이에른 상대로 충분히 좋은 경기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운과 결정력 차이에서 패배했다. 전반 6분 상대 코너킥을 수비하던 미드필더 에릭 풀가르가 자책골을 넣었다. 3분 뒤에는 상대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의 슛이 수비 발 맞고 굴절되며 플라멩구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가고 말았다.
불운하게 두 골을 내줬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추격해 2-3까지 따라붙었다. 특히 첫 번째 추격골은 이날 두 팀 통틀어 가장 과정이 멋졌던 득점으로, 왼쪽에서 루이스 아라우주가 준 땅볼 크로스를 지오르지안 데아라스카에타가 살짝 건드리며 흘리자 제르송이 강하게 차 넣었다. 이날 두 팀의 공격 통틀어 공격진의 착착 맞아돌아가는 부분전술을 보여준 유일한 상황이다.
바이에른 상대로 역량을 보여준 루이스 감독은 선수 시절 유럽 무대와 브라질 대표팀에서 명성을 쌓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19세였던 2004년 유럽으로 진출해 아약스, 레알마드리드 2군, 데포르티보라코루냐를 거쳤다. 아틀레티코마드리드에서 주로 활약하며 첼시에서도 잠깐 뛰었고, 34세에 플라멩구로 이적하며 브라질 무대로 복귀해 말년을 보냈다.
루이스 감독은 지난해 1월 은퇴한 뒤 플라멩구 U17팀, U20팀을 거쳐 9월 1군 지휘봉을 잡았다. 각 연령마다 트로피를 하나씩 들어올리면서 플라멩구 내에서 초고속 승진했다. 구단이 그의 역량에 확신을 가진 이유는 곧 성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감독이 된 뒤 2개월도 되지 않아 코파 두 브라질(브라질 FA컵) 우승, 올해 2월 수파르코파 두 브라질(브라질 슈퍼컵) 우승, 3월 리우데자네이루 주리그 우승까지 초고속으로 트로피를 쌓아갔다.
이번 클럽 월드컵에서 좋은 지도력이 이어졌다. D조 첫 경기에서 튀니지의 에르페란스튀니스를 2-0으로 잡아냈다. 하이라이트는 두 번째 경기였다. 현역 시절 뛰었던 팀 첼시 상대로 3-1 승리를 거뒀다. 상대 공격수 니콜라 잭슨의 퇴장이라는 변수가 있긴 했지만 플라멩구의 경기력도 충분히 호평 받았다. 이후 LAFC와 무승부를 거두며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했다. 바이에른이 C조 2위로 올라오는 변수만 없었다면 좋은 대진을 받고 8강 진출도 충분히 노릴 수 있는 전력과 경기력이었다.
루이스 감독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차세대 명장 후보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동갑인 40세에 불과한 나이다. 아틀레티코가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후임으로 적합한지 장기적으로 관찰한다는 보도가 있었고, 여러 유럽 구단이 선임을 고려할 정도로 좋은 지도력을 보여주고 있다. 스페인과 잉글랜드 경험이 모두 있고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혈통이 있어 4대 빅 리그에서 뛰기에 모두 문제가 없는 언어 능력과 문화적 경험을 겸비한 것도 장점이다.
사진= 플라멩구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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