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올 시즌 KBO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6월 27일 기준 45승 31패 1무, 승률 0.592로 단독 1위에 올라 있으며,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러나 팀 전력의 핵심으로 영입한 자유계약선수(FA) 엄상백과 심우준의 부진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각각 4년 총액 78억 원, 50억 원에 영입된 이들은 아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채 조용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엄상백선수 |
심우준선수 |
엄상백은 올 시즌 13경기에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 중이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1.72에 달하며, 피안타율도 0.324로 높다.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는 0.25에 머물러 있다.
한화가 FA 시장에서 가장 먼저 지목한 선발 카드였지만, 기대한 수준의 투구 내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팬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불펜 전환 필요성을 주장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 시즌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회복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선발 기용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불안정한 피칭은 불펜 과부하로 이어지며 팀 운용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내야 수비 강화를 기대하며 4년 50억 원에 영입한 심우준 역시 타격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시즌 타율은 0.171,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0.458에 불과하다. WAR 역시 0.45로 마이너스 수치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로서 수비는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공격 기여도는 사실상 전무한 수준이다. 최근 10경기에서도 타율은 1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어 주전 유격수로서의 역할 수행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화는 올 시즌 문동주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 힘입어 안정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베테랑 불펜과 중심 타선의 생산력까지 더해지며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FA로 영입한 선수들의 낮은 기여도는 후반기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엄상백의 조기 강판이 잦아지며 불펜 소모가 누적되는 양상은 장기 레이스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심우준의 타격 부진도 하위 타선의 연결 고리를 약화시키고 있다.
다른 구단들의 FA 영입 결과와 비교하면 대조가 뚜렷하다. NC 다이노스는 박세혁을 영입해 공·수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LG의 유강남 역시 포수 운영 측면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고 있다.
반면 롯데의 한동희, 두산의 김인태 등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으로 비판을 받는 상황이다. FA의 명암이 시즌 초반부터 선명하게 갈리고 있는 셈이다.
김경문 감독은 아직까지 두 선수의 반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시즌은 길다. 지금은 조급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기존 기용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시즌이 중반을 넘어설수록 성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수 구성과 기용이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우승 경쟁이 본격화되는 8~9월에는 선수별 기여도를 기준으로 보다 냉정한 결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엄상백은 하반기 이닝 소화 능력 회복 여부가 관건이다. 제구 안정과 체력 조절이 이뤄진다면 3~4선발로서 역할을 수행할 여지가 있다.
심우준은 타격 폼 수정과 함께 출루율·기능성 타격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구단은 유망주 테스트 및 외부 내야 보강을 장기적으로 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화는 지금 리그 1위라는 눈부신 성과를 내고 있지만, 고액 FA의 침묵은 팀 운용에 부담이 되고 있다. 상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반등이 절실한 시점이다.
Copyright ⓒ 더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