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정하룡 칼럼니스트] 영화 '부시맨'은 첫대사, "이~ 뭣꼬~?"로 시작된다.
'콜라병 I.D'를 찾아서 처음엔 소통즉생疎通即生. 나중엔 통즉불통痛即不通.. 결국엔 불통즉사不通即...
기축통화. 금융주권.. 화폐개혁2.0... 스테이블코인Stablecoin. CBDC.. 금융희토류... 뱅크버스터BankBuster... 이는 현 지구촌 금융시스템 생로병사에 관한 알고리듬이다.
영화 엔딩 씬, 절벽 꼭대기에 선 부시맨.. 씹다 버린 껌같은 콜라병을 던지며 한 마지막 대사, "썩은 것은 고쳐쓸 수 없다" ...[AX紋囈譜 중]
현 지구촌 사람들의 '약속체계' 중 하나인 '화폐'가 근본적 진통을 겪고 있다. 조개껍데기, 금속과 종이로 '만져지던 계절'(M0~M1~)을 지나 공중에서 정교한 '코드Code'(M2~)로 작동하는 '바람잡는 시절'에 접어들었다.
지구행성 거대한 '환절기' 한복판에서 개인,민간의 혁신과 자유를 상징하는 '스테이블코인Stablecoin'과 집단,국가의 통제와 거버넌스로 비유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라는 두 벽(The Great Wall)이 맞선 상태다.
스테이블코인은 창조적 혼돈의 디지털자산 시장에 '안정과 신뢰'라는 가치를 부여하며 UFO처럼 등장했다. 달러나 유로 같은 법정화폐에 그 가치를 1:1로 패깅시켜 극심한 변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암호화폐와 안정적(또는 익숙한) 현실 금융세계를 연결하는 결정적 가교 역할을 한다.
하지만 담보 없이 알고리즘만으로 가치를 유지하려던 '테라-루나 사태'는 시장에 값비싼 교훈을 남겼다. 만져지든, 만져지지 않든 화폐의 본질이 '신뢰'라는 걸 증명한 이 사건은 역설적으로 스테이블코인을 '재야에서 제도권으로' 유입하는 기폭제가 됐다.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의 포괄적 가상자산 규제 법안인 MiCA(Markets in Crypto-Assets)를 전면 시행하면서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에 엄격한 자산 증명과 규제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을 발의하고, 재무부가 혁신을 저해하는 낡은 규제를 걷어내겠다고 선언하며 제도적 틀('지니어스 액트' 미 상원 통과)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렇게 민간에서의 '자유에의 바람'이 기존 금융질서의 경계를 거세게 허물기 시작하자 각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역풍'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국가가 직접 발행하고 보증하는 디지털화폐,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그것이다.
이런 역공은 어쩌면 필연이다. 국가 고유 권한(화폐발행)을 디지털혁명시대라고 순순히 포기할 순 없지 않겠는가. 그럼 폭력...! 그래서 전쟁...?
이 지점에서 '만져지는 달러'와 '공기같은,산소같은 달러'의 향방에 지구촌의 관심이 초집중되고 있다.
미국은 현 기축통화국으로서 신중한 태도와 함께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MIT의 '해밀턴 프로젝트' 등을 통해 기술적 가능성을 꾸준히 타진해왔다. '디지털 달러'는 현 달러패권을 디지털 영역으로 확장하는데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 반면, 거대 국가폭력기구, 정부가 영화 '이퀄리버리엄'처럼 개인의 모든 거래를 감시 통제할 수 있다는 프라이버시 차원, CBDC로 시중은행 예금 급속이탈 경험(E..RUN) 등 현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성守城의 신중함과 달리 중국은 '디지털 위안(e-CNY)'으로 공중전의 선두를 달리며 '리스크'보다 '기회의 전선'을 확산하고 있다..
디지털 위안은 이미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시범 운영을 거쳐 실용화에 접어들었다. 단순히 내수용 결제 수단을 넘어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연계해 국제 무역 결제에서도 기축통화 달러의 영향력을 잠식해가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라지만, 실상은 'The Great War'다. 기존의 지상전에서 '디지털 통화'라는 공중전으로 확전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도 '한강 프로젝트'를 통해 시중은행들과 협력해 '만져지는' 예금을 CBDC 네트워크상의 '산소같은' 예금 토큰으로 전환해 (지상전)실제 상점에서 결제하는 '공중전' 실험을 진행했다.
국민주권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법제화에 급가속하는 가운데, 중앙은행은 눈치, 은행권은 코치, 기업은 헛발질, 개미들은 똥볼을 차대는 그야말로 카오스 형국이다.
Stablecoin Vs CBDC... 충돌 파산 붕괴 함몰하는 격변파기 또는 우주환절기에 선 인류는 '화폐'라는 오래된 믿음과 새로운 약속체계라는 격랑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다.
특히 지역의 작은 은행권은 운명의 돛단배를 타고 천국과 지옥의 경계에서 기우뚱거리는 형편이다.
스테이블코인의 근본은 탈중앙화다. CBDC에는 센트럴리즘이 여전하다. '금융 희토류'가 될 지... '뱅크버스터BankBuster'가 될 지... 기회와 파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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