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탁스 맥스 챌린지 2라운드가 열리는 경기도 파주의 스피드파크는 활기가 넘쳤다.
레이싱 슈트를 차려입은 10살 미만의 아이들은 연신 재잘거렸고,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그러면서도 무언가를 탐구하는 눈빛은 맑고 빛이 났다. 그보다 더 나이가 많은 축은 점잖은 편에 속했다. 말수도 적었을 뿐 아니라 ‘카트(KART)’에 자신의 미래를 담보하는 듯 사뭇 진지했다. 카트장의 이질감을 주는 묘한 분위기가 하나로 통합되는 건 ‘레이스 타임’을 통해서였다.
쫓고 쫓기면서 받아 든 ‘타임 어택’의 결과는 프로 드라이버들의 세계와 다르지 않았다. 환호와 아쉬움이 씨줄과 날줄로 교차하면서 카트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여름의 뜨거운 날씨만큼 드라이버와 팀 관계자, 보호자들의 열기도 상승할 때 피트에서 서킷을 주시하던 한 친구를 만났다. 박승수(경기도 부천 석천중학교 3년). 카트에서는 지난해 주니어 클래스에 출전해 전 경기를 ‘폴 투 윈’으로 지배한 유망주다.
누구도 자신의 앞에 있지 못하도록 레이스를 지배하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다. 하지만 그는 올해 시니어 클래스로 레벨 업 하면서 녹녹하지 않은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같은 장소에서 열린 개막전에서 7위를 하며 두터운 벽을 실감했기 때문이다. 2라운드의 예선 결과도 17명 중 10위로 곧 있을 ‘프리 파이널’과 이어질 ‘파이널’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결연함이 묻어났다.
박 군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카트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카트라는 종목이 있다는 것을 알고난 후 7개월 동안 레저 카트를 경험했다. 자연스럽게 스피드의 욕구가 발생하면서 2022년 정식으로 입문을 하게 됐다”며 “그해 KIC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배 카트 챔피언십에서 3위를 해 첫 시상대에 섰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어 그는 “지난해 주니어 클래스에서는 전 경기 폴 투 윈을 해 올해는 시니어 클래스로 승급을 했다”고 커리어를 간단하게 들려줬다.
그렇다면 성장에 목이 마른 이 드라이버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이에 대해 승수 군의 부친은 “아직은 뚜렷한 목표는 없다. 지금은 승수가 제대로 된 경력을 쌓는 것이 우선이기에 그 과정을 밟고 있다”며 “지난해는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로탁스 맥스 챌린지 월드 파이널에 출전해 많은 것을 배웠다. 지금도 더 넓은 세계로 가기 위한 주춧돌을 놓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라며 말을 아꼈다.
시니어 파이널 클래스가 끝난 후 성적표를 받아 든 박 군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짙었다. 아마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리라. 더 잘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자책도 거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련 없이 피는 꽃이 없듯, 그도 자신이 느꼈던 실패와 성공의 과정 하나하나를 밟아가면서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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