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배우 이선빈이 새로운 호러퀸 자리를 예약했다.
이선빈은 2016년 이후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분주히 활동해 왔다. 다양한 장르에서 많은 역할을 소화한 이선빈은 ‘술꾼도시여자들’, ‘소년시대’ 등에서 보여준 코믹한 이미지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여름 이후 이선빈은 새로운 수식어를 얻을 예정이다. 공포 영화 이야기로만 하루 종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은 ‘호러 마니아’인 이선빈이 작정하고 관객의 심장을 저격하는 영화로 돌아왔다.
‘노이즈‘는 층간 소음을 소재로 이웃 간의 갈등과 미스터리한 사건을 조사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정체불명의 소음에 시달리던 주희(한수아 분)는 연락이 끊기고, 그의 언니인 주영(이선빈 분)은 동생을 찾아 나선다. 주영은 기이한 소리의 근원과 이웃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살고 있던 아파트에 숨겨진 오싹한 진실을 알게 된다.
소음이라는 제목의 뜻처럼 ‘노이즈’는 문을 두드리는 일상적인 소리부터 정체 모를 효과음까지 다채로운 소리를 담는 데 공을 들였다. 장편 영화 데뷔 전, 동시 녹음 기사로 현장 경험을 쌓은 김수진 감독은 다양한 사운드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영화의 불안감을 고조시켰다. ‘노이즈’는 잘 설계된 사운드로 분위기를 압도했고, 덕분에 시사회 이후 “귀를 막고 보고 싶다”, “소리가 주인공” 등 청각적인 요소를 향한 극찬이 쏟아졌다.
이선빈이 맡은 주영은 청각장애를 앓고 있다. 이 설정을 통해 ‘노이즈’는 다른 공포 영화보다 사운드를 더 독특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소리의 민감함이 부각된 이야기와 잘 들을 수 없는 인물이 충돌하면서 예상치 못한 공포를 만들어 내는 데 성공했다. 홀로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주영의 고립감과 동생을 잃은 뒤 피폐해진 상태를 반영한 사운드는 색다른 느낌의 공포를 선사한다. 특히, 소리를 텍스트로 표현해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폭발시키는 장면은 ‘노이즈’의 최고 명장면으로 꼽힌다.
‘노이즈’는 두 가지 장르를 결합하면서 장단점도 명확히 보여줬다. 영화는 현실에 발 붙인 스릴러로 출발해 조금씩 초자연적인 요소를 가미하며 다양한 공포를 체험하게 한다. 리얼리티와 오컬트가 교차하며 불안감을 극대화할 수 있었지만, 두 장르의 충돌에 어색함을 느끼거나 이야기 전개에 납득하기 어려운 관객도 있을 수 있다. 이런 부분을 매끄럽게 연결하기 위해 김수진 감독은 전반부와 후반부의 사운드 디자인을 달리 가져가며 주영의 심리를 표현했다. 소리에 집중할수록 몰입감이 높고, 이야기 이해에도 큰 무리가 없을 작품이다.
이번 영화로 원톱 주연에 도전한 이선빈은 대부분의 신에 등장해 극을 주도했다. 그는 동생을 잃은 언니의 불안하고 초조한 감정과 알 수 없는 소리에 지쳐 점점 피폐해져 가는 캐릭터의 외면을 섬세한 연기로 표현해 냈다. 호러 장르의 일반적인 주인공들처럼 비명을 지르거나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소음 탓에 현실 감각을 잃어가는 캐릭터를 통해 이선빈은 ‘노이즈’만의 색깔을 만들 수 있었다.
여기에 한수아, 류경수, 김민석 등의 배우는 다채로운 이미지로 영화를 더 풍성하게 했다. 한수아는 초반부 정체불명의 소리에 시달리며 점점 예민해지는 주희 역을 맡아 초반부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리고 의문스러운 이웃을 연기한 류경수는 소시오패스적인 성격과 섬뜩한 행동으로 등장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았다. 김민석은 영화의 톤이 변하는 중반부에 등장해 미스터리함을 증폭시키며 ‘노이즈’의 완성도를 높였다. 이런 배우들의 케미 덕에 ‘노이즈’는 강약조절을 할 수 있었고,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아파트라는 익숙한 공간, 그리고 층간소음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활용한 ‘노이즈’는 일상을 공포의 무대로 바꿔놓으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품이다. 리얼한 이미지에서 오는 몰입감과 잘 세공된 사운드의 진가를 느끼기 위해서라도 극장에서의 관람이 필수다.
첫 공포 영화에서 대활약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힌 이선빈의 모습은 지금 ‘노이즈’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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